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공원에서 한 남성이 가판대 주인에게 얼음을 팔고 있다.  인도 라자스탄주 일부 지역에서는 최고기온이 섭씨 48도까지 치솟는 등 극심한 폭염 상황이 인도 북부와 서부 지역을 휩쓸고 있다. (출처: 뉴시스)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공원에서 한 남성이 가판대 주인에게 얼음을 팔고 있다. 인도 라자스탄주 일부 지역에서는 최고기온이 섭씨 48도까지 치솟는 등 극심한 폭염 상황이 인도 북부와 서부 지역을 휩쓸고 있다. (출처: 뉴시스)

온난화로 인도서 역대급 폭염

수온 상승에 태풍 증가 예상

“기온, 평년보다 ↑확률 50%”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하면서 이상기후로 올 여름 태풍·무더위 피해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북인도양 해수면 표층 수온(STT, 이하 해수면 온도)이 급격히 오른 것으로 확인돼 태풍의 빈도·강도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무더위에서는 지난해처럼 폭염일수가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키스탄의 한 기상 관련 웹사이트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해수면 온도 지도 위성을 통해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북인도양 해수면 표층 수온(STT, 이하 해수면 온도)이 급격히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웹사이트는 “2022년 남아시아의 폭염으로 인해 북인도양의 해수면 온도가 최고 32도까지 치솟았다”며 “이러한 환경은 아시아에 사이클론(열대성 저기압) 생성을 더욱 유리하게 만든다. 특히 (북인도양과 맞닿은) 인도 및 방글라데시가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인도와 파키스탄은 ‘용광로’를 경험했다. 인도 기상청에 따르면 우타르프라데시주의 반다 지역은 지난달 29일 최고기온이 47.4도를 기록했다. 파키스탄 신드주의 야코바드는 지난달 30일 49도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4월 기온을 찍었다. 인도 북서부와 중부 지방의 지난달 월 평균 최고 기온이 각각 섭씨 35.9도와 37.78도를 기록하면서 122년 전 기온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계속된 지구 온난화가 전례 없는 폭염을 초래했다면서 이는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의 시발점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인도 구자라트 지역 재난관리연구소의 아비얀트 티와리 조교수는 “극단적인 폭염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피할 수 없는 현재”라고 진단했다. 세계기상기구도 성명을 통해 “인도와 파키스탄의 기온은 우리가 기후 변화에 따라 예측한 기온과 일치한다”며 “폭염은 과거보다 더 일찍, 더 자주 발생할 것이며 더 강렬해질 것”이라 예측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기온 상승에 국내에서도 태풍 같은 열대성 저기압의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지난달 22일 발표한 기상전망에서 “대기 불안정 및 평균 수온 상승에 따라 국지성 집중호우와 태풍의 발생빈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수온이 상승함에 따라 태풍의 에너지원인 열용량이 높아지면서 슈퍼태풍이 빈번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점점 더 증가할수록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강도가 세지고 생성 빈도 역시 많아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해 유난히 뜨거운 날씨를 보였던 여름철은 서울 등의 폭염일수가 평년 수준을 훨씬 웃돌았다. ‘폭염일수’란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의 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지난해 서울만 보더라도 폭염일수는 15일로 1939년(21일), 1994년(17일), 2018년(16일)을 제외한 1943년과 함께 역대 4번째로 높았다.

열대야일수도 7월 한 달만 16일로 1994년 7월(20일) 다음으로 2번째로 높았다. 특히 폭염경보일수는 7월이 9일로(16일, 21~27일, 30일) 역대급 무더위를 기록한 2018년과 같았다.

올해 여름도 지난해처럼 무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이 지난 2월 발표한 기후전망에 따르면 올 여름 기온은 평년(23.4~24.0도)보다 높을 확률이 50%다. 기상청은 “6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낮 동안 기온이 상승해 고온 현상이 나타날 때가 있겠다”며 “7~8월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운 날씨를 보일 때가 많겠다”고 밝혔다.

다만 기상청은 지난 2월 발표한 무더위 전망은 장기적인 것이라며 좀 더 정확한 예측은 오는 23일에 발표할 예정이다.

박정민 기상청 대변인실 통보관은 “지난 2월 발표한 기상 예측은 통계자료를 기반한 확률론적 예보라 경향성만 알려드리는 수준”이라며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정확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오는 23일에 발표되는 예측에서는 정확도가 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희정 기상청 기후예측과 사무관은 지구 온난화와 국내 기온 상승과 관련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난화 추세에 있어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더워질 것이라고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확실히 기온이 올라가는 것은 맞지만 특정해 경우엔 이전보다 기온이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