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일 평양의 약국을 방문해 현지 지도하고 있다. 2022.05.16.
[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일 평양의 약국을 방문해 현지 지도하고 있다. 2022.05.16.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북한이 방역협력을 위한 남북 실무접촉 제의에 대해 끝내 반응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남북연락사무소간 진행한 마감통화에서 대북 통지문 수령 여부를 타진했다. 그러나 북한은 명시적 의사를 표하지 않고 통화를 마쳤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방역협력과 관련한 실무접촉 제안을 담은 대북 통지문을 발송하려 했으나 북측이 접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통지문은 권영세 통일부 장관 명의로 돼 있고, 수신인은 북측 김영철 통일전선부 부장이다.

이 통지문에 대해 재차 문의했으나 역시 반응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정부가 비공식 경로로도 ‘코로나 백신 제공’을 제안했지만 북측에서 거절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관계자는 OBS에 “최근 유엔본부를 통해 우리 측에서 북측 고위급 인사에게 백신 공여를 제의했지만, ‘받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안다”면서 특히 “북측은 ‘원하는 백신을 다 주겠다’는 권유에도 ‘미국에서도 백신을 맞고 100만명 이상이 죽지 않았냐’고 반문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 같은 반응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북한 당국은 감염 사태를 외부 조력 없이 자력으로 대응하자는 분위기인데다 접촉면에 나서더라도 우방국인 중국 측에 방역협력을 요청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북중 간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그렇더라도 새 정부가 진정성이 있다면 북한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고, 국제기구 등과의 협력 채널을 확대해 언제든 긴급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놔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일단 정부는 북한의 응답을 계속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의약품이 제때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며 강력히 질책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의약품이 제때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며 강력히 질책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조선노동당중앙위원회 정치국은 5월 15일 또다시 비상협의회를 소집하고 방역대책 토의사업을 진행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2022.5.16

정부는 “우리 측은 북측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발생과 관련해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 마스크, 진단도구 등을 제공하고 우리 측 방역 경험 등 기술협력도 진행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며 “북측이 우리 측의 보건·방역 협력 제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호응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코로나19 관련 의약품이 제때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며 인민군에 특별명령을 내렸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선노동당중앙위원회 정치국은 전날 비상협의회를 소집하고 방역대책 토의사업을 진행했다.

회의를 주재한 김 위원장은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이 전염병 전파상황을 신속히 억제 관리하기 위해 국가예비의약품들을 긴급해제해 시급히 보급할 데 대한 비상지시까지 하달하고, 모든 약국들이 24시간 운영체계로 넘어갈 데 대해 지시했지만 아직까지도 동원성을 갖추지 못하고 집행이 바로 되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또 “의약품들이 약국들에 제때에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현 실태를 분석했다”면서 “엄중한 시국에조차 아무런 책임도 가책도 느끼지 못하고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는 중앙검찰소 소장의 직무태공, 직무태만 행위를 신랄히 질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인민군대 군의부문의 강력한 역량을 투입해 평양시 안의 의약품 공급 사업을 즉시 안정시킬 데 대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특별명령을 하달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가비상방역사령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14일 오후 6시~15일 오후 6시) 전국적으로 39만 2920여명의 신규 유열자(발열자)가 발생했고, 신규 사망자도 8명 발생했다. 코로나19 누적 사망자수는 총 5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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