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 전경. (제공: 한국전력공사) ⓒ천지일보 DB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 전경. (제공: 한국전력공사) ⓒ천지일보 DB

한국전력공사 고유가로 가장 많은 5.8조원 적자

LH는 부동산 호재 덕분에 5.8조원 흑자

마사회는 김현수 장관 ‘온라인 마권’ 발급 반대로 적자 키워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지난해 공공기관 2곳 중 1곳 정도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 관련 실적이 있는 362개 공공기관 중 47.0%인 170개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가부채가 1천조원을 넘긴 가운데 공공기관의 부채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작년 대부분 공공기관의 적자운영이 발생한 것이다. 공공기관의 부채는 이른바 ‘그림자 부채’로 국제 관례상 공식적인 국가 채무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 재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채를 말한다.

현재 국가채무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50%다. 하지만 공공기만 부채를 더하면 국가채무 비율은 GDP 대비 100%가 넘는다. 이에 공공기관의 부채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작년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한 곳은 한국전력공사(한전)로 5조 8천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해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철도공사·한국마사회·한국관광공사 등 관광·여가 관련 공공기관들도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아 역대급 적자를 보였다.

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부동산 호조에 공공기관 중 가장 많은 5조6천억원대 영업흑자를 냈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코로나19로 일반 병원 이용객이 급감해 2조원대의 흑자를 보였다.

[천지일보=윤선영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관리하는 경남 양산의 한 행복주택이 공실이 발생했음에도 장기간 입주공고를 내지 않아 주거 불안에 시달리는 사회초년생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사진은 경남 양산의 한 행복주택 전경. ⓒ천지일보 2022.2.20
[천지일보=윤선영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관리하는 경남 양산의 한 행복주택이 공실이 발생했음에도 장기간 입주공고를 내지 않아 주거 불안에 시달리는 사회초년생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사진은 경남 양산의 한 행복주택 전경. ⓒ천지일보 2022.2.20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는 고유사업 기준의 영업손익으로, 회계 기준에 따라 요약손익계산서·요약포괄손익계산서·요약연결포괄손익계산서 중 지난해 실적이 있는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

작년 한전은 5조 8601억원 적자를 냈다. 한전은 2020년에는 저유가 덕에 4조 863억원의 흑자를 보였으나 지난해에는 고유가 여파로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 규모는 2008년 금융위기 때의 2조 7981억원을 훨씬 웃도는 역대 최대 규모다.

한전 다음으로는 인천국제공항공사(9300억원), 한국철도공사(8881억원), 한국마사회(4179억원), 한국공항공사(2740억원), 한국관광공사(1688억원), 그랜드코리아레저(1458억원) 등의 순으로 적자 규모가 컸다. 이들 공공기관은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에는 흑자였다가 2020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여가·레저 활동이 위축되며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특히 마사회의 경우는 ‘온라인 마권’ 발급이 법안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타격이 더욱 컸다. 경마를 운영하는 나라 중 거의 유일하게 온라인 마권을 발급하지 못하는 탓에 코로나19 속에서도 세계 많은 국가들은 호황을 누리는 동안 한국마사회는 적자가 불어났다.

말산업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마사회가 경마시행 100주년을 맞아 코로나19 대응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진은 작년 무관중 경마 출발 모습 (제공: 한국마사회) ⓒ천지일보 2022.1.15
말산업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마사회가 경마시행 100주년을 맞아 코로나19 대응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진은 작년 무관중 경마 출발 모습 (제공: 한국마사회) ⓒ천지일보 2022.1.15

온라인 마권 발급에 대해서는 여야가 법안에 합의했으나,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경마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없고, 마사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많아 온라인경마 도입이 시기상조”라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면서 통과가 보류됐다. 이미 로또복권, 스포츠토토가 시행되고 있었고, 작년 8월부터는 경륜경정도 온라인 발매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사회만 유독 통과가 되지 못했던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대부분 화상 경마장이 폐쇄 조치되고 일부 경기장에서만 마권발급을 현장에서만 할 수밖에 없게 되자 마사회는 적자가 불어났고, 결국 말 산업이 도산 직전에 가기도 했다. 말산업이 어렵게 된 그 중심에는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을 하루 빨리 해달라는 호소에도 김현수 장관이 일부 국민들 눈치만 보며 철저하게 외면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크다.

작년 7월 13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500여명의 말산업 종사자들이 온라인 마권발매 입법촉구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 결의대회를 열고 온마인 마권발매를 반대하는 김현수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9
작년 7월 13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500여명의 말산업 종사자들이 온라인 마권발매 입법촉구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 결의대회를 열고 온마인 마권발매를 반대하는 김현수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10

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5조 64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공공기관 중 흑자 규모가 가장 컸다. LH의 영업이익은 2018년 2조 6천억원대에서 2019년 2조 8천억원가량으로 커진 데 이어 2020년에는 4조 3천억원대를 보였다가 지난해 6조원선에 다가섰다.

이는 부최근 수년간 부동산 경기가 좋다 보니 보유한 토지와 주택 매각이 호조를 보였고 그에 따라 이익이 커졌기 때문이다.

LH 다음으로는 한국해양진흥공사(4조 9582억원), 중소기업은행(3조 2313억원), 국민건강보험공단(2조 1883억원), 예금보험공사(2조 1024억원), 한국산업은행(1조 8442억원),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1조 8155억원), 한국가스공사(1조 2397억원), 한국수력원자력(8044억원), 한국수출입은행(7520억원) 등의 순으로 영업이익 규모가 컸다.

특히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경우 2019년 4조 2642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2020년 흑자(279억원)로 돌아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흑자 규모를 2조원까지 키웠다. 이 같은 배경에는 보험료 부과 수익과 정부 이전수입 지원액인 매출에서 공단이 병원에 지급하는 부담금(급여비)을 제외한 나머지가 영업이익으로 잡히는데 코로나19로 병원 이용자가 줄다 보니 비용이 줄어 흑자가 난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사 노동조합이 직고용과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6월 10일 총파업 투쟁을 벌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사 노동조합이 직고용과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6월 10일 총파업 투쟁을 벌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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