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세계 코로나 사망 실제 1500만명… 각국 집계보다 2배↑”

[천지일보=이솜 기자] 멕시코에서는 전염병이 유행한 첫 2년 동안 정부의 공식 코로나19 사망자 집계치보다 실제 사망자가 2배가 많았다.

이집트에서는 추가 사망자가 공식 코로나19 사망자 수의 12배였다. 파키스탄에서는 그 수가 8배나 높았다.

5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패널과 함께 계산한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WHO는 정부가 보고한 사망자 수가 얼마나 대유행의 진짜 사망자 수를 과소평가했는지를 나타냈다.

WHO는 전체적으로 2020년과 2021년에 약 1490만명이 평상시보다 더 많이 사망했다고 추정했다. 오차를 고려하면 적게는 1330만명에서 많게는 1660만명에 이를 수 있다. 각국이 보고한 공식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약 600만명보다 2배 이상 많은 수다.

WHO의 추가 사망자 추정치 계산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사망하거나, 코로나로 인해 복잡한 의학적 상태로 인해 사망했거나, 질병이 있었지만 전염병 때문에 치료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사망한 사람들이 포함됐다. 반대로 독감이나 교통사고 감소 등 코로나19 봉쇄 때문에 발생하지 않은 예상사망도 감안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인명손실은 2021년에 집중됐는데 작년엔 초기 유행을 막은 나라들에서도 확산세가 커졌다. 전문가들은 2021년 전염병이 없었더라면 전 세계적으로 사망자 수가 약 18% 줄었을 것으로 봤다.

세인트루이스의 역학자인 프라브하트 자 박사는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정확히 감시할 수 없는 우리의 무능함을 포함해 이 전염병에서 발생한 일은 정말 충격적”이라며 “21세기에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됐다”고 말했다.

WHO는 대유행 첫 달에 전문가 팀을 모아 초과 사망률로 알려진 측정치를 계산하라는 임무를 맡았다. 이는 유행 기간 사망한 사람들의 수와 유행 전 평균적인 사망자 수 사이의 차이다.

WHO의 추산에 따르면 전 세계 추가 사망자 중 거의 3분의 1인 470만명이 인도에서 발생했다. 인도 정부가 2021년 말까지 자체 집계한 사망자 수는 48만 1080명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정부 보고서의 결점이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다. 예를 들어 러시아는 2021년 말까지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약 31만명을 보고했지만 WHO 전문가들은 추가 사망자 수가 거의 110만명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사망자를 제대로 집계하지 못했다고 호소하다가 러시아 국가통계국에서 나온 독립 인구통계학자 알렉세이 락샤는 “많은 경우 코로나19가 1차 사망원인으로 등록되지 않도록 하라는 현지 당국으로부터 비공식적인 명령이 내려졌다”며 “러시아는 대유행과 싸워 비참한 성과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WHO는 전염병 기간 동안 심각한 피해를 입은 다른 나라들의 경우 이미 파괴적인 사망자 수 안에 숨어 있는 훨씬 더 놀라운 수치를 밝혀냈다고 말했다. 페루에서 2021년 말까지 29만명의 추가 사망자가 나온다는 추정치는 보고된 공식 사망자 수의 1.4배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는 페루 인구 10만명당 437명의 추가 사망자가 나오는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WHO는 2021년 말까지 예상보다 약 93만명이 더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는데, 같은 기간 동안 공식 사망자 수는 82만명이었다.

전 세계 국가의 약 절반이 모든 사망자 수와 원인을 정기적으로 보고하지 않는다. 일부 데이터는 부분만 제공됐다. 아프리카에서는 전문가들이 47개국 중 6개국만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또한 초과 사망률이 반드시 한 나라의 전염병 대응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또 WHO는 폭염이나 분쟁의 영향과 고령화가 가속화하는 나라들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정확히 기록한 국가의 예로 영국을 꼽았다. 그들의 분석에 따르면 전염병 기간 동안 평소보다 약 14만 9000명이 더 사망했으며 이는 영국이 보고한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와 거의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