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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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이 2년 넘게 지속되며 면역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져 있다. 면역력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미세먼지, 스트레스 등에 대응해 우리 몸의 항상성(恒常性)을 유지시켜주는 원동력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될 때 면역력이 강하면 감염이 예방될 수 있지만, 면역력이 많이 약한 사람은 치료를 받아도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그래서 면역 상식이 건강한 생활의 바탕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가 그동안 치러온 수많은 전쟁에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으며, 지금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전쟁보다 더 무서운 것은 페스트(흑사병)나 천연두와 같은 전염성 질병에 의한 피해였으며, 21세기에 들어와 신종플루, 사스(SARS), 메르스(MERS), 지카(Zika) 바이러스 등의 신종 바이러스 감염으로 보건 비상사태가 빈발해 왔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발표한 최근 100년간 발병한 10대 전염병(사망자 기준)에서 8종이 RNA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한 질병이었다.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도 확진자 수가 5억명이 넘고, 사망자 수도 6백만 명을 훌쩍 넘어서 있다.

과학기술과 보건의료 기술의 발달로 각종 전염병의 발생 빈도가 낮아지면서 현대 사회가 ‘100세 시대’로 열리고 있지만,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는 ‘난치병’이나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신종 바이러스 감염에 대비한 대응 체계 마련이 인류에게 주요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면역은 무엇이며, 면역력 향상을 위한 일상생활 습관은 어떻게 길들여야 할까.

면역(免疫)을 의미하는 ‘immunity’란 용어는 ‘역병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를 지닌 라틴어 ‘immunitas’로부터 유래한 말로, 몸 밖에서 몸 안으로 침입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처럼 인체에 해를 끼치는 외래인자들에 대한 우리 몸의 생체 방어반응을 일컫는 말이다.

전염병에서 회복되면 그 질병에 대해 ‘면역력’이 생긴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온 사실로 1796년에 영국의 의사 제너(Edward Jenner)는 우두 바이러스로 당시 사회에서 만연하던 천연두를 예방하는 데 성공했다. 그 후 180년이 넘게 지나 1980년 5월 8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구상에서 천연두가 사라졌음을 공식 선언했는데, 이는 감염성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vaccine)’이란 면역 무기 개발로 가능해진 것이다.

19세기 말에 파스퇴르(Louis Pasteur)가 백신으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면역 현상이 과학적으로 분석되기 시작했으며, 베링(Emil Behring) 등에 의해 면역의 실체가 혈액에 들어 있는 항체라는 것이 밝혀졌다. 베링은 그 업적으로 면역학 분야에서 첫 노벨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면역 반응에서 몸의 외부에서 체내로 들어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항원(抗原, antigen)이라고 부르며, 이런 항원에 대응해 만들어지는 단백질 분자가 항체(抗體, antibody)이다. 항원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세균)와 같은 병원체나 병원체로부터 분비된 독소뿐만 아니라 화학물질, 음식물, 약, 꽃가루, 동물의 변(便) 등 매우 다양하다.

면역은 병원체의 본질과 상관없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생리적 요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선천성(先天性) 면역과 태어난 후 환경에 적응하며 얻어지는 후천성(後天性) 면역으로 구분이 된다.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에 대응하는 면역은 후천성 면역인 세포성 면역에 의해 이뤄진다.

박테리아 감염으로 유발된 전염병은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바이러스는 돌연변이를 통해 새로운 유형이 계속 발생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다. 그렇다면 현재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성 질병의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일상에서 어떤 면역 상식을 가지고 대응해야 할까.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평소 면역력 증진을 위한 생활습관을 길들여야 한다. 면역력 증진 방법으로 충분한 수면과 함께 비타민 A를 많이 함유하고 있는 녹황색 채소나 비타민 C가 많은 사과, 귤, 딸기, 비타민 E가 많은 콩나물, 시금치, 견과류 등의 섭취와 비타민 D 충족을 위한 햇볕 쬐기가 제안되고 있다.

우리 일상에서 코로나19 대응 상식으로 시행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 자주 손 씻기와 같은 개인위생 실천하기 등의 방역수칙 준수도 기본적 생활습관으로 자리해야 한다. 그리고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대해 인터넷에 떠도는 유언비어에 의한 ‘정보 전염병’에 현혹되지 않으며 지내는 것도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대한 주요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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