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출처: 뉴시스) 2020.10.22.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공동취재사진) (출처: 뉴시스) 2020.10.22.

“법의 길, 좌우 없다”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총장을 사직할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했던 조남관(사법연수원 24기) 법무연수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원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이제 때가 돼 검사로서의 소임을 다한 것으로 생각돼 조용히 여러분 곁을 떠난다”고 글을 올렸다.

조 원장은 “1995년 부산지검 검사로 임관한 이래 27년여 동안 정들었던 검사의 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어려운 시기에 분에 넘치는 총장대행이라는 직을 세번이나 맡아가며 무척 힘들었지만 여러분이 함께 도와주신 덕분에 헤쳐나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검사 생활을 하며 항상 가슴 속에 품었던 생각은 법이 가는 길에 왼쪽이나 오른쪽이 따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오직 법리와 증거에 따라 정의와 공정을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검찰의 존재 이유이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지름길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또 “지족불욕, 지지불태(知足不辱 知止不殆, 족함을 알면 욕됨이 없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로움이 없다)의 마음으로 여러분께 작별인사를 대신하고자 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조 원장은 연수원 24기로, 23기인 윤 당선인보다 1년 선배다. 하지만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대검 차장검사로서 검찰 조직의 2인자 역할을 수행하며 윤 총장을 보좌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옆에서 검찰국장을 지내며 한때 ‘추미애 라인’으로 평가받기도 했으나, 총장 시절 윤 당선인이 징계를 받자 당시 추 전 장관에게 징계를 철회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후 윤 당선인이 사임한 이후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수행하면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사건 대검 부장회의에서 논의하라는 박범계 현 장관의 수사지휘에도 고검장을 부장회의에 참석시키는 방법으로 박 장관의 뜻을 저지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대검 부장은 친정부 성향 검사가 더 많았지만, 고검장 중엔 다른 성향의 검사장들도 꽤 있어 조 원장이 이 같은 전략을 택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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