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단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단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험발사하기 이전부터 꾸준하게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속했다는 유엔 전문가의 보고서가 나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1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문가패널 연례보고서를 공개해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위해 러시아와 중국에서 부품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보고서 작성에 반영된 기간 핵실험이나 ICBM 시험 발사는 보고되지 않았다”면서도 “북한은 실험이 보고되지 않은 기간에도 핵 관련 물질 생산 역량을 계속 증진했으며, 탄도 및 유도 기술 병합 신형 단거리·중거리 미사일 실험·검증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영변 원자로 재가동과 평산 우라늄 광산 활동 징후 포착, 핵 관련 시설 보수 현상 등의 활동 징후가 꾸준히 포착됐다는 것이다. 위성 사진 분석 결과 영변 시설에서는 2021년 8~9월 경수로 인근에서 빌딩 건설 징후가 포착됐고, 원심분리 농축 시설에서 냉각 장치가 제거되는 등 활동이 감지됐다.

평산 우라늄 광산에서도 새로운 건물 건축 활동이 포착됐으며, 갱도 중 한 곳에 컨베이어가 설치되고 정기적으로 철도 활동이 이뤄지는 등 행보도 감지됐다. 아울러 인공호의 고형 폐기물도 늘어난 것으로 보여 광산과 공장이 가동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들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는 가동 징후가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강선 단지에서는 지난 2021년 7월 주건물 인근에서 목적이 불분명한 신규 건설 및 차량 활동이, 용덕동에서는 터널 인근에서 역시 차량 활동이 포착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패널들은 북한이 핵과 ICBM을 직접 시험하지 않으면서도 관련 기술 역량을 제고했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28일까지 약 6개월간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상황에 대한 각종 정보를 수집·분석한 내용이 담겼다.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1월 북한의 제8차 노동당 대회가 제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의 전략무기 부문 최우선 5대 과업을 언급하면서 북한이 꾸준한 개발을 이어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패널은 북한이 철도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앞세워 신속한 발사 능력을 갖추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북한이 새로 실험·검증하는 기술로 극초음속 활공 탄두 및 궤도 조정 가능 재진입 기술을 꼽았다. 아울러 북한의 신형 단거리·중거리 미사일 실험에 고체와 액체 추진 방식이 모두 사용된다고 봤다. 제재위는 북한 미사일 신속 배치 및 이동성이 향상했다고 봤다.

북한이 해외에서 무기 관련 기술을 계속 획득하려 한 정황도 파악됐다. 북한이 사이버 수단과 공동 과학연구 등 방식을 이용해 해외에서 무기 프로그램 노하우와 기술, 물질 획득을 모색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패널은 북한 외교관 신분으로 모스크바에 머무는 오용호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조달에 관여한 인물로 지목했다. 그는 유엔 제재 대상인 제2자연과학원(국방과학원) 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불법 해상환적 등 전통적인 방법 외에도 디지털 신원도용을 통한 선박 정보 세탁과 선박 외관 조작 등의 수법으로 정유제품 등 각종 상품을 반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북한은 외환을 벌어들이기 위해 가상화폐거래소 해킹 등의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북한의 교역 수준은 코로나19 이후 최저치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한 북한의 엄격한 봉쇄는 계속됐고 상품 및 인구 출입은 보고 기간 역대 급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2022년 초 국경 철도 교통이 재개됐음에도 사치품을 포함한 합법·불법 교역은 대부분 중단됐다.

석탄 해상 수출은 2021년 하반기 다소 늘긴 했지만, 이 역시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정제유 불법 수입량도 급격히 늘었지만, 전년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코로나19 봉쇄는 해외 노동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봉쇄로 국경 이동이 금지되면서 북한 노동자들이 귀국하지 못하고 여전히 일부 국가에 남아 계속 소득 활동을 하는 상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중국과 러시아에 남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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