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2022.03.28.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2022.03.28.

2시간 51분간 회동 이어져

역대 가장 늦게 만났지만

가장 긴 회동 기록 남겨

 

“이전 예산 면밀히 살펴 협조”

MB 사면 논의는 “일체 거론無”

 

文, 함께 상춘재까지 걸으며

이전 계획 尹에 靑 직접 안내

[천지일보=원민음·이대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만남에서 집무실 이전과 관련 “집무실 이전 지역에 대한 판단은 차기 정부 몫”이라고 말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회동 관련 브리핑을 열고 “자연스럽게 대통령 집무실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 실장은 “문 대통령께서는 ‘지금 정부는 정확한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를 국무회의에 상정할지 논의했는지에 대해선 “그런 절차적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않았다”며 “제가 느끼기엔 아주 실무적으로 시기라던지, 이전 내용이라던지 이런 것을 서로 공유해서 대통령께서 협조하겠다는 말씀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3.28.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3.28.

취임 전 이전이 가능할지에 관한 물음엔 “두 분께서 시기까지 가능하다, 하지 않다는 말은 없었다”며 “어쨌든 문 대통령이 협조를 하고 실질적인 그런 이전 계획 예산을 면밀히 살펴보시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재차 밝혔다.

이어 장 실장은 “실무적인 현황 논의는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제가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한국은행 총재와 감사원 감사위원 등 인사 관련 내용을 나눴는지 여부엔 “구체적 어떤 인사 하자는 얘기는 없었고, 문 대통령은 이 수석과 장 실장이 잘 논의해주기 바란다고 말씀하셨다”며 “윤 당선인도 이 수석과 장 실장이 잘 논의해 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북한 ICBM 발사 등 안보 관련 주제를 놓고는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안보 관련 문제를 인수인계 과정에서 한치의 누수가 없도록 협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논의 등에 대해선 “일체 거론 안 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2.03.28.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2.03.28.

이번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만남은 오후 5시 59분부터 오후 50분 마치기까지 2시간 51분 동안 이어져 역대 가장 긴 회동으로 남게 됐다. 실제 회동 시간은 2시간 36분쯤이라는 게 장 실장 설명이다. 역대 가장 늦게 만났으면서(대선 후 19일 만) 가장 오래 회동한 것이다.

이에 대해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왜 길어졌을까 생각할 정도로 의견 다름없이 국민 걱정 덜기 위해 노력하자고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여성가족부 폐지 등 정부조직개편 논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장 실장은 “의제 없이 다 털어놓고 만났다”며 “과거 인연 주제로 화기애애하게 대화했다”고 밝혔다.

과거 얘기를 하던 과정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화두로 올랐는지와 관련해선 “전혀 언급 없었다”고 말했다.

또 장 실장은 “두 분이 서로 너무 존중하는 느낌”이라며 “국민 걱정 덜어 드리기 위해 현 정권과 차기 정부의 인수인계를 원활히 해야겠다는 의지 갖고 계신 거 같고, 언론에서 말하는 갈등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존중하는 관계에서 화기애애하게 대화했다”고 강조했다.

◆역대 가장 늦은 만남

청와대와 정치권과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58분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여민1관 3층에서 1층까지 내려와 윤 당선인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 장소는 상춘재인데, 문 대통령이 일부러 마중을 나와 상춘재까지 함께 걸어가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역대 가장 늦게 만나면서, 회동 성사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잡음으로 ‘신·구 갈등’이 표면화된 만큼 이를 메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만남은 지난 9일 대선 이후 19일 만으로, 역대 가장 늦은 만남이다.

1분 뒤 윤 당선인 측 차량이 여민1관에 도착했고, 문 대통령이 차량에서 내린 윤 당선인과 악수하면서 본격적인 만남이 시작됐다.

이후 문 대통령은 장제원 비서실장과도 악수했고, 장 비서실장은 유영민 비서실장과 악수하면서 배석자와의 인사도 이뤄졌다.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고 있다.  2022.03.28.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고 있다. 2022.03.28.

이날 문 대통령은 남색 줄무늬 넥타이를 맸고, 윤 당선인은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 색이 아닌 분홍색 넥타이를 선택했다. 양 측 다 넥타이 색깔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과 상춘재 앞 잔디밭인 녹지원을 거닐며 곳곳을 손으로 가리키며 안내했다.

손님을 안내하는 일반적인 풍경이지만, 윤 당선인이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로 읽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여기가 우리 최고의 정원이라고 극찬을 하셨던(곳)”이라고 말했고, 윤 당선인도 “이쪽 어디서 회의를 한 기억이 난다. (문) 대통령을 모시고…”라고 답변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 2018년 7월 검찰총장 임명식을 위해 처음 청와대를 찾은 바 있다. 이후 2019년 11월과 2020년 6월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를 추가로 방문했다.

상춘재에 도착하자 문 대통령은 “저기 매화꽃이 폈다”고 주변의 매화꽃을 가리켰고, 윤 당선인은 “네, 정말 아름답다”며 화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상춘재 현판을 가리키면서 “항상 봄과 같이 아마 국민들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을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청와대에 이런 전통 한옥 건물이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상징적인 건물”이라며 “좋은 마당도 어우러져 있어서 여러 가지 행사에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네”라고 답했다.

이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기념촬영을 한 뒤 상춘재로 들어갔다.

만찬 테이블엔 탕평채와 등이 오르는데, 이날은 특히 만찬주로 레드와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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