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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봉산 정상 남쪽 능선의 울진 산불. 10일 오전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석개재에서 바라본 삼척과 울진 경계인 해발 999.7m 응봉산 정상의 남쪽 능선에 울진 산불로 말미암아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22.3.11

군락지 핵심구역 300m 앞 근접… 산불 기세 안 꺾여

군락지로 넘는 ‘화선’… 응봉산 산불 제압 여의치 않아

11일 기상 상황 ‘강원 대기 건조’… 산불 등 화재 주의 

오는 18일까지 조사 마무리… 구체적인 복구계획 수립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8일째 접어든 경북 울진‧강원 삼척 산불 진화에 사활을 건 총력전을 펼쳤으나 금강송 군락지와 응봉산 등 서쪽으로 향한 불길의 기세가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전날(10일) 오전 현장 브리핑에서 “금강송 군락지 주변 산불 제압한 뒤 화세가 강한 북면 응봉산 일대 진화에 나설 방침이었으나 소나무 군락지 일대 산세가 험한 데다 불이 다시 살아나는 등 상황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이어 “금강송 군락지 주변 화선이 5㎞나 되고 북쪽 응봉산 지역의 화세를 등에 업고 군락지를 매우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화선은 이날 오후 다시 금강송 군락지 핵심구역 300m 앞까지 근접한 상태다.  

우선 금강송 군락지로 향하는 화선을 제압하고 산불 본진 격인 응봉산 불길을 제압하는 데 공중 진화에 전력을 쏟는다는 계획이었으나 여의치 않다.

전날 기상 상황이 어느 때보다 양호하고 시계 확보가 가능해 일부 화세를 누그러뜨리는 성과도 있었으나 진화율은 75%에 그쳤다. 

산림 당국은 11일 오전 날이 밝는 대로 진화헬기 82대와 산불 진화차 등 차량 280여대, 지상 진화대원 3300여명 등 합동 진화 작전에 나선다. 

지난 4일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강원 삼척까지 번지는 가운데 삼척시 원덕읍 월천리 민가 인근까지 불길이 번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지난 4일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강원 삼척까지 번지는 가운데 삼척시 원덕읍 월천리 민가 인근까지 불길이 번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22.3.11

최 청장은 “불씨들이 들어오면서 곳곳에 숨어 있고 암석이 달궈진 상태에서 굴러떨어져 위험하다”면서 “산세가 험하고 암석지대여서 곧바로 대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현재 화세가 큰 지역인 울진의 금강송 유전자원보호구역이 있는 금강송면 소광리, 북면 응봉산 쪽에 헬기와 인력이 집중됐다. 울진과 경계가 맞닿아있는 원덕읍 사곡리 고지대와 응봉산 정상 부근에 남은 작은 불씨들이 바람 방향에 따라 울진과 삼척을 오가며 꺼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당국은 밤사이 인력 1250여명을 투입해 야간 불길과 사투를 벌였다. 

11일 오전까지 바람은 서풍이나 북서풍이 3m 안팎으로 불 것으로 보이나, 주불을 제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당국은 내다봤다. 

최 청장은 “산불 영향구역이 넓고 지세가 험난한 데다 화군이 살아있기 때문에 항상 비산하는 위험성이 있다”며 이번 주 안에 최대한 진화를 마친다는 목표지만 문제는 현장에 투입되는 대원들의 피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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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산불 야간 진화작업 총력.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소속 공중진화대원들이 지난 4일 경북 울진군 북면 하당리 일대에서 야간 산불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22.3.11

◆ 8일째 계속된 진화작업… 공중진화대, 야간작업도 투입 피로도 극심

산불 진화 작업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진화대원들의 피로도는 극에 달한 상황이다. 산림당국은 대원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교체 인력 투입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산림청 공중진화대는 산불 첫날 한울원전 보호에 긴급 투입된 대원들은 숙소도 없이 차에서 쪽잠을 자기도 했고, 일반 진화대원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투입돼 쉴 틈이 없었다.

공중진화대는 산불 진화 헬기에서 물을 뿌려 불을 끄는 조종사, 정비사, 헬기를 타거나 차량을 이용해 화선까지 진입해 현장에서 직접 불을 끄는 진화대원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소광리 일대 불길이 강해지면서 헬기가 작업을 못 하는 야간에도 투입돼 불을 끄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외에도 산림청 산불진압 핵심요원인 특수‧전문진화대원, 소방관이나 군인도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산림당국은 교체 인력을 활용한 진화작전에 나설 방침이다.

◆ 울진 산불 영향구역 피해면적 약 2만㏊… 대구시 면적 맞먹어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면적은 울진 1만 8484㏊, 삼척 1509㏊로 잠정 집계됐다. 이를 모두 합하면 여의도 면적(290㏊ 윤중로 제방 안쪽 면적) 68배를 넘고 축구장 면적(0.714㏊)으로 따지면 2만 8001배에 달한다. 강릉·동해 산불 피해면적 4000㏊를 합치면 총 피해면적은 2만 4000㏊에 가깝다.

울진 산불로 피해를 복원해야 할 산림이 거의 대구시 면적과 맞먹는다.

재산 피해는 주택 346채를 비롯한 창고·비닐하우스 등 651곳이 불에 타는 피해를 봤다. 대피 중인 주민은 모두 385명이다.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대피 중인 이재민 146명 중 90여명은 지난 9일 덕구온천리조트로 거처를 옮겼다. 

울진‧삼척 산불과 별도로 발생한 강릉‧동해와 영월 산불은 주불이 진화됨에 따라 잔불 정리와 뒷불감시 중이다. 

11일 강원은 구름이 많고 동해안과 산지에는 건조경보가 발령 중이다.

한편 정부는 오는 18일까지 피해 조사를 마무리하고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복구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정부 차원의 동해안 산불피해 수습·복구 지원 방향도 발표됐다. 1년간 임시 조립주택 무상 지원과 복구자금 최대 8840만원 융자 등의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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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금강송.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2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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