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취임 후 첫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취임 후 첫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산했다"면서 "자유 세계가 그 책임을 묻고 있다"라고 밝혔다. 2022.03.02.

한미동맹 강화 나설 듯

5월 한미정상 간 만남서

대북정책 윤곽 가능성도

중일러와의 관계도 미지수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3·9 대선에서 보수 성향이 강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서 국정 전반이 진보 색채인 문재인 정부와는 결이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외교 분야 접근법도 변화 가능성이 커 주목된다.

당장 5월 말로 한미 정상의 대면 가능성 이 예상되는 등 한미관계 설정, 중국과의 관계, 악화일로에 있는 한일 문제 등 정상 외교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향후 우리 외교가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미관계, 동맹 강화에 방점

관심사인 한미관계는 동맹 강화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이 대선 내내 양측관계 확대를 기조로 내세운 만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의 공조는 이후에도 한층 더 탄탄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현 정부가 각종 제반 정책을 둘러싸고 한미 간 이견과 소통 부재가 이어졌다고 판단하는 상황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이 실린다. 실제 윤 당선인은 무너져 내린 한미 동맹 간 신뢰 회복이 급선무라고 언급하는 한편, 이를 위해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를 한미관계의 기본 틀로 제시했다.

북한 문제도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오는 5월 말로 예상되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이뤄지는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새 대북정책의 전반적인 윤곽이 그려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호주, 일본, 인도의 대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방문을 계기로 한국을 찾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도 10일 오전 윤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이 통화를 갖고 “이른 시일 내에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되면 문재인 정부 후반기 들어 급격히 냉각된 남북‧북미관계를 대화 국면으로 견인하는 등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성도 이 자리를 통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입장은 바이든 행정부와 일단 유사하지만, 북한의 그간 행태로 볼 때 대북 대화 재개 해법 마련은 여전히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하는 등 이미 강경한 대북정책을 천명해왔고, 북한의 도발 억제와 대화를 견인하기 위한 방편으로 한미 연합훈련을 기존대로 정상화하겠다는 구상이라 한반도 긴장이 지금보다 더욱 고조될 수 있는 형편이다. 북한은 연합훈련을 가장 민감하게 여기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2.3.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2.3.10

◆한일관계도 풀어야할 숙제

한일관계 역시 새 정부가 풀어야할 숙제다. 바이든 행정부도 아시아·태평양 전략과 맞물려 한미일 공조를 강조하고 있다. 중국과 헤게모니(주도권) 싸움을 펼치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는 주요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관계 악화는 이로울 게 없다. 미국 정부가 과거사 등 역사 문제로 인한 한일 간 갈등을 인정하면서도 계기가 될 때마다 한일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이유다.

최근에는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유산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후보를 추진하면서 한일관계 갈등이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 당선인은 한일 정상 셔틀외교 복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앞서 TV토론에선 북미일중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일본과 회담을 하겠다고 말했고, 한일관계 개선을 전제로 ‘한미일 2+2+2 외교·경제장관 회의’를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또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와 만나 작성한 이 선언은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사과를 위해 지금 현안을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고 포괄적 해법을 찾아보자는 의미다. 물론 일본이 이에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대중국 외교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윤 당선인은 쿼드 가입 모색이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 공약 등을 내놔 미국과의 밀착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중국과의 관계 악화라는 반작용도 커 균형 잡기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많다.

더군다나 윤 당선인은 자유 민주주의 가치를 바탕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글로벌 질서의 미래 비전을 미국과 함께 설계하겠다고 언급해 대중국과의 마찰이 불가피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민주국가와 연대해 중국과 러시아로 대변되는 권위주의 국가에 맞서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와는 맥락을 같이한다.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대면 정상회담 가능성도 미지수다.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엄격한 데다 방역 정책이 시 주석의 성과로 꼽히고 있는 터라 올해 가을께 3연임이 결정되는 제20차 당 대회 까지는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갈수록 여론이 악화하고 있는 것은 물론 제재와 함께 국제 사회로부터 고립되기 시작했다. 이에 정부 출범 초기 통상적으로 진행되는 특사 외교 등 고위급 교류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베이징=AP/뉴시스]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에서 시진핑 주석이 연설하고 있다.  이번 6중전회에서 중국공산당은 이날 창당 100년 역사상 세번째 '역사 결의'를 채택했다. 2021.11.12
[베이징=AP/뉴시스]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에서 시진핑 주석이 연설하고 있다. 이번 6중전회에서 중국공산당은 이날 창당 100년 역사상 세번째'역사 결의'를 채택했다. 202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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