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덕 명지대 객원교수가 25일 온라인 ZOOM으로 진행된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기독교윤리연구소 월례 포럼에서 ‘탈진실 시대, 기독교와 미디어 리터러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김 교수가 이날 유튜브 방송 중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출처: 골목교회 유튜브 화면 캡처)
김상덕 명지대 객원교수가 25일 온라인 ZOOM으로 진행된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기독교윤리연구소 월례 포럼에서 ‘탈진실 시대, 기독교와 미디어 리터러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김 교수가 이날 유튜브 방송 중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출처: 골목교회 유튜브 화면 캡처)

‘탈진실 현상’ 기독 매체 방향
“‘기독교 시민성’ 바탕으로
다양한 소통 이끌어내야”

[천지일보=김민희 수습기자] ‘종교’라는 특수성을 갖는 기독교 미디어가 매체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다른 의견을 배제하고 방영하는 일이 허용될까. 이에 대해 기독교 미디어는 시민성과 공공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다.

김상덕 명지대 객원교수는 24일 ‘한국사회의 시민성과 기독교윤리’를 주제로 온라인 ZOOM에서 개최한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기독교윤리연구소 월례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포럼은 미디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날로 높아지는 등 ‘탈진실 현상(진실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대중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가는 현상)’이 일어나는 가운데 기독교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김 교수는 2020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경고 처분을 받은 기독교 방송 CTS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관련 대담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CTS는) 법안에 반대하는 패널들만 불러 일방적 의견만 전달했다. 사실이 아닌 내용을 방송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방심위는 CTS 방송뿐 아니라 극동방송의 ‘행복한 저녁 즐거운 라디오’에 대해서도 법정 제재 주의 결정을 내렸다. 당시 두 방송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대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정을 파괴하는 동성애 보호법은 출산율 저하로 인구 절벽에 직면한 시대 인구정책에 역행한다”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이 그런 법안 때문에 성적 타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소돔과 고모라처럼 하나님의 진노 가운데 망할 수밖에 없다” “동성애와 성평등은 쾌락에서 오는 것이다” 등 법안에 반대하는 패널들의 비판 내용만을 방영했다.

이에 방심위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골자는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지 동성애에 대한 반대 행위를 무조건 금지하는 내용이 아님에도 일부 출연자는 성 소수자를 비상식적 존재로 폄훼했을 뿐 아니라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을 근거로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고 시청자를 오인케 했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종교방송이라는 채널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에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공정성을 견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조차 두지 않은 것은 그 위반의 정도가 중하다고 판단된다”며 법정 제재 주의 결정을 내렸다.

김 교수는 “기독교 미디어가 자신들의 생각이나 주장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마찰이 있었다”며 “‘종교의 자유’ 문제가 다시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기독교 시민성은 다양한 구성원의 소통과 성숙한 대화를 이끌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한다”며 “공론장 속 기독교 미디어의 역할은 다양한 시민사회와 대화를 기본으로 하는 언론‧미디어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다원주의’를 기독교 세계관을 공유하지 않는 갖가지 민족 및 종교 집단으로 이뤄진 사회라고 정의하며, 다원주의가 생겨난 원인으로 ▲제도 교회의 쇠퇴로 인한 세속화 ▲종교의 다양화로 인한 (기독교 외) 다른 종교적 대안들의 증가 ▲포스트 모더니즘의 상상력으로 인한 믿음의 본질 붕괴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기독교 청중은 이성보다는 감정, 이해보다는 순종, 개인보다는 집단, 단순하고 이분법적 관점, 수평적 토론보다는 위계적이고 일방향 메시지에 치중돼 있는 특성이 있다”며 “언론‧미디어의 공공성과 시민성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