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오이도박물관을 찾은 학생들이 가이드 의 설명의 듣고 있는 모습. (제공: 시흥오이도박물관) ⓒ천지일보 2022.2.13
시흥오이도박물관을 찾은 학생들이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제공: 시흥오이도박물관) ⓒ천지일보 2022.2.13

“타임머신 타고 온 것 같아”
파노라마같은 시대별 모습
신석기시대 다양한 유물 만나
드라마 ‘그 해 우리는’ 촬영지
놀이교실 통해 친숙한 느낌
수렵·채집 오픈형 전시 공간

[천지일보 시흥=김정자 기자] 지금은 지하철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오이도. 이름은 섬이지만 육지가 된 오이도에는 조개무덤(조개무지)인 패총(貝塚)이 쏟아지면서 조성된 시흥오이도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을 찾은 김은경(37)씨는 “오이와 섬이를 따라 타임머신 타고 과거를 다녀온 기분”이라며 “신석기시대에도 사람이 살았던 곳이라니 정말 신기하고 직접 체험해 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냥 구경만 하던 옛날 박물관과는 다르다”며 최첨단 시설로 조성된 박물관을 시민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꼭 들러보길 추천했다.

시흥오이도박물관은 인천과 안산, 서울 사이에 있고 시흥에서 제일 서남쪽 끝단에 자리한다. 수도권 인구가 많다 보니 인근 관광지로도 유명해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시흥오이도박물관 전경. (제공) ⓒ천지일보 2022.2.13
시흥오이도박물관 전경. (제공) ⓒ천지일보 2022.2.13

◆유적의 전모 보존된 사연

오이도 유적지는 6000년 전 신석기시대에 형성된 패총 유적지로 알려졌다. 1960년 고(故) 윤무병 선생이 학계에 보고한 이후 1988년부터 2001년까지 서울대학교박물관의 발굴조사를 통해 유적의 전모가 밝혀졌다.

오이도는 1920~1930년대 일제강점기 염전이 만들어진 곳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에 시화 반월공단을 조성하면서 염전을 매립해 육지가 돼 섬 아닌 섬이 됐다.

오이도 유적은 서해안의 최대 패총 유적지로 신석기시대 인류의 해안가 생활문화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

오이도 선사유적공원 및 박물관은 서해안의 풍부한 관광자원과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조성됐다.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있어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역사체험뿐만 아니라 휴식공간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오이도의 신석기시대 유물은 그야말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다. 2000년대 초 오이도 안말 지역에 대대적인 개발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시민단체와 오이도 주민들은 ‘오이도 선사유적 보존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오이도 패총 보존 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2년여간의 끈질긴 시민운동으로 지난 2002년 4월 1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441호로 지정되면서 오늘날까지 경관이 보존될 수 있었다.

이러한 배경으로 오이도 유적은 국가기관이나 전문가 중심으로 이뤄진 게 아닌 시민들의 주도로 전문가와 기관이 참여한 것이어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신석기시대 주거 생활 조형물. ⓒ천지일보 2022.2.13
신석기시대 주거 생활 조형물. ⓒ천지일보 2022.2.13

◆시대 따른 생활·토기 관람 가능

오이도 선사유적공원은 28개월의 공사 기간을 걸쳐 33만 5859㎡의 규모로 2018년 4월 개장했다. 시흥오이도박물관은 2016년부터 36개월의 공사 기간을 거쳐 연면적 3817㎡ 규모로 지상 3층, 지하 1층으로 2019년 7월 개관했다.

박물관 1층에는 오이도 소망나무가 있다. 이곳에 소망나무가 있는 이유는 당산나무를 대신해서다. 오이도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당고사(도당굿)를 지냈다. 당고사를 지내는 나무를 당산나무라 하는데 나무에 영험이 깃들었다고 믿은 사람들이 원인 모를 화재로 선사유적공원에 고사목으로 남은 나무를 빗대어 소망나무를 만들고 소망 문구를 써 매달아 놓았다.

2층 입구에는 신석기 놀이 교실이 있는데 아이들이 역사와 친숙해지도록 만든 체험공간이다. 어린이들의 체험과 학습 공간으로 9세 이하만 이용할 수 있다.

박물관 내부는 빗살무늬토기를 품고 있는 돔으로 만들어져 아늑하게 느껴진다.

3층 상설전시장은 현대인이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설정으로 구성됐다. 전시장 입구에서 왼쪽은 2019년 개발했던 오이도 역사 연대표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과거 섬이었던 오이도의 모습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영상이 끝나면 문이 열리면서 신석기시대 오이도로 도착한다.

신석기시대 오이도의 모습에선 그 시대 수렵·채집하는 모습과 굴 캐는 모습, 사냥하는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신석기시대 창을 선택해 물고기를 잡는 가상체험도 가능하다. 시흥·안산에서 출토된 작살 촉, 신안 가거도의 이음낚시 바늘, 시흥·군상의 그물추 등 물고기를 잡는 미니어처와 디오라마가 현실감 있다. 신석기시대 사용했던 빗살무늬토기, 고산리식토기, 덧무늬토기 등 다양한 토기도 볼 수 있다.

사냥 채집 생활도 볼만하다. 신석기시대에는 중소형 동물을 원거리에서도 사냥했다. 활과 화살, 창 등의 도구를 만들어 개량해 발전시켰으며 나무를 가공하는 데 사용한 도끼 자귀, 끌 등의 공구류와 간석기를 제작하기 위한 숫돌도 관찰할 수 있다.

신석기시대의 주거생활도 살펴볼 수 있다. 땅을 파고 토벽을 만들어 틀을 다진 뒤 기둥을 세워 지붕을 덮어씌운 형태의 가옥이다.

오이도 패총에서 출토된 조개류는 굴이 대부분이다. 식량자원이 부족한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바닷가에서 조개류를 채집해 식용하는데 99% 이상이 굴이고 물고기 뼈 등의 어류 흔적이 거의 확인되지 않아 빗창과 같은 도구를 활용해 채취를 주로 한 것으로 보인다.

신석기시대 어로생활 조형물. ⓒ천지일보 2022.2.13
신석기시대 어로생활 조형물. ⓒ천지일보 2022.2.13

◆예능·드라마 촬영지로 눈길

박물관은 시민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한몫하고 있다. 구연동화와 1박 2일 선사 캠프도 인기다. 최근에는 문화재청의 '문화재교육 프로그램 인증'에도 선정되기도 했다.

김대홍 박물관 팀장은 “재미있는 공간에 향후 감동까지 있는 역사체험 교육장을 실행하는 게 목표”라며 “오이도 하면 선사 문화 신석기시대 유적이 있다는 것을 시민들이 더욱 인지하도록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지역이 발전하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시흥오이도박물관은 예능 프로 런닝맨의 촬영지이기고 하다. 최근에는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의 촬영지로도 알려졌다.

현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린이 체험 교실만 운영하고 있으나 앞으로 성인을 위한 체험이나 교육 프로그램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도심 속 쉽게 찾을 수 있는 시흥오이도박물관을 찾아 역사 속 체험도 하고 가족과 귀한 추억을 쌓아보길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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