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가상 캐릭터와 대화는 물론 정신건강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사진은 인공지능 서비스 ‘보미’ (제공: 경기도청) ⓒ천지일보 2022.2.8
경기도가 가상 캐릭터와 대화는 물론 정신건강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사진은 인공지능 서비스 ‘보미’ (제공: 경기도청) ⓒ천지일보 2022.2.8

경기도 인공지능 건강관리

도 내 독거노인 비율 12%

가상 캐릭터와 대화 통해

우울증 완화 효과 서비스

기술 경쟁 지역경제 활성화

[천지일보 경기=류지민·이성애 기자] 경기도가 산·학 협력 모델로 개발한 기술을 통해 앞으로는 가상 캐릭터와 대화는 물론 정신건강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국 65세 이상 인구는 901만 8412명이다. 이 중 노인 1인 가구 수는 176만 1594명으로 전체 인구의 19.5%를 차지한다.

경기도의 경우는 약 1322만명의 도민 중 65세 이상 노인 수는 168만 9436명으로 약 12.77%를 차지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화됨에 따라 고령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독거노인의 비율도 증가하는 실정이다.

이에 경기도 지원을 받은 국내 연구팀은 독거노인 등 1인 가구 우울증 완화 효과가 있는 인공지능(AI) 건강관리 서비스를 개발했다.

지난 7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도 지역협력연구센터(GRRC)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황보택근 가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팀은 정서적 교감이 가능한 가상 캐릭터와의 대화를 통해 노년층이나 1인 가구의 정신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경기도 지역협력연구센터 사업은 연구개발 기반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경기도가 도내 대학, 연구소와 중소기업을 연결, 기술개발 활동을 지원하는 산·학 협력 모델이다. 이 모델은 관련 산업의 기술 경쟁력 향상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

가천대 연구팀은 우울장애의 대표적 선별 척도인 노인 우울척도(GDS) 기반의 30여개 문항의 질문 문장을 대화형으로 가공했다. 또 긍정·중립·부정으로 데이터가 정렬된 1만 3500개의 답변 문장과 추가 대화를 위한 3만 6000개 문장으로 구성된 학습 데이터를 구축했다.

모든 문장은 노년층이 주로 관심을 갖는 건강, 취미, 대인관계 등의 주제와 기쁨·슬픔·분노·섭섭함 등 8개 감정에 대해 분류해 AI가 대화 상대의 감정과 발화 문장의 주제를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면 가상캐릭터가 “요즘 갑자기 기분이 지치고, 가라앉거나 울적한 때가 자주 있으신가요?”와 같은 질문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상캐릭터가 이와 같은 질문을 했을 때 사용자는 “우리 집 강아지가 어찌나 애교를 부리고 재롱을 떠는지 우울할 틈이 없어”라고 대답하면 “좋으시겠어요. 반려동물은 정말 사람에게 행복한 마음을 주는 것 같아요”라고 답변한다.

또 다른 대화로 가상캐릭터가 “요즘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날 때가 많으신가요?”와 같은 질문을 하면 사용자는 “점점 더 그런 것 같아. 자식들 전화 한 통도 없네. 바빠서 그런 거 알면서도 얄밉고 섭섭하고 그러더라고. 옛날엔 안 그랬는데 말이지”라고 답한다. 그러면 가상캐릭터는 “속이 많이 상하시겠네요. 제 마음도 같이 속상해지네요”라고 답변해 대화 상대의 감정에 맞는 대응도 할 수 있다.

지역협력연구센터는 참여기업인 ㈜로보케어와 협업을 지속해 올해부터 가정용 데일리 케어 로봇인 ‘보미’에 AI 건강관리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 2020년과 2021년에 출시된 보미 Ⅰ, Ⅱ 로봇은 두뇌 기능향상을 위한 개인용, 데일리 케어 인지훈련 로봇으로 인지 게임 및 응급 상황 알림, 복약 알림 서비스 등이 가능한 자율주행 이동형 로봇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개발한 기술이 탑재되면 대화는 물론 스스로 종합 간호가 가능한 지능형 헬스케어 로봇으로 한 단계 기능향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관련 로봇인 노인 대상 간호, 간병 인력을 대체해 사회적으로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치권 경기도 과학기술과장은 “개발된 AI 건강관리 기술로 노년들의 정신건강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상용화를 적극 추진해 도내 헬스케어 업체 매출 증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연구센터당 5억 1000만원씩 지원하고 있으며 가천대학교를 비롯한 10곳의 센터가 활발히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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