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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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섬은 어떤 곳인가? 괌 섬(Guam, 차모로어: 구아한, 문화어: 괌도), 또는 공식적으로 미국령 괌 준주(United States island territory of Guam)는 서태평양에 있는 미국의 해외 영토이다. 한반도 유사시 대한민국을 지원하는 미국 제7함대 등이 주둔하고 있다. 괌은 남한에서 3000km, 북한에서 3500km 떨어져 있다. 괌 섬의 전략적 중요성은 바로 여기에 B1 B를 비롯해 북한은 물론 대륙까지도 타격이 가능한 전략무기들이 즐비하게 전개돼 있다는 것이다. 괌은 종종 ‘창의 촉(tip of the spear)’으로 묘사되는 미국의 영토 중에서 가장 서태평양 끝에 자리한, 아시아와 서태평양에서의 미국의 방위태세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역이다.

괌은 현재 섬의 거의 27%에 달하는 지역이 해군과 공군 기지 등의 거대한 군사기지로 사용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미군의 정박 기지(harboring base)로 알려진 괌은 전략적으로 군함과 항공기들의 기착지이다. 게다가 미국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영토로서, 하와이와 필리핀 사이에 있는 가장 큰 보호 심해의 하나인 아프라만(Apra harbor)을 보유하고 있다. 괌은 점차 국가적이고 국제적이고 중요한 정치, 경제, 그리고 군사적 본거지가 되고 있다.

“괌도(島)의 주요 군사 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해 중장거리 전략 탄도로케트 화성-12형 4발의 동시발사로 진행하는 괌 포위사격 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7년 8월 당시 북한 전략군 사령관 김락겸 대장이 내놓은 경고이다. 그리고 5년가량 지난 지난달 30일 북한은 괌이 사정권에 드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을 재개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올 들어서만 일곱 번째이다. 특히 미국령 괌까지 사정권에 드는 화성-12형 발사로 중·장거리 미사일을 쏘지 않겠다는 2018년 모라토리엄(잠정 중단)을 전면 폐기하는 수순에 이르렀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31일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1월 30일 지상대지상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검수 사격 시험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검수 사격’은 대량 생산되고 있는 무기를 무작위로 골라서 쏜다는 의미로 IRBM 화성-12형이 이미 실전 배치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북한은 보란 듯이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화성-12형이 발사되는 모습과 함께 미사일에 설치된 카메라가 촬영한 지구 사진까지 공개했다.

북한이 중거리급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2017년 11월 ICBM ‘화성-15형’ 발사 후 처음이다. 북한이 화성-12형을 발사한 것은 같은 해 9월 6차 발사가 마지막이었다.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미사일은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발사돼 2000㎞ 고도로 약 800㎞ 날아갔다고 탐지과정을 공개했다.

북한은 이번에 사거리를 줄이고 고도를 높여 미사일 성능을 점검하기 위해 화성-12형을 ‘고각 발사’했다. 이를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최대 사거리는 4500~5500㎞로, 한국과 일본 전역은 물론 미군 태평양사령부의 핵심 기지인 괌까지도 사정권에 들어가게 된다. 이 같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20일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검토해볼 것”이라며 모라토리엄 폐기를 시사한 지 불과 열흘 만에 이뤄졌다. 지난 4년간 북한은 IRBM을 발사하지 않았다. 모라토리엄을 폐기한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로 된다.

북한이 25일이라는 짧은 기간 미사일 도발에 일곱 차례나 나선 것은 유례가 없다. 김정은 집권 3년차이던 2014년 3월과 7월 각각 여섯 차례 미사일을 발사한 게 앞선 최다 기록이다. 한국 정부가 ‘레드라인’으로 규정한 ICBM 도발에 나서진 않았지만 근접한 것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1년 만에 국가안전보장회의 전체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안정, 외교적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대한 도전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위배되는 행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겨냥한 본격적인 ‘미사일 외교’에 나선 북한이 우리 청와대 경고쯤이야 안중에 있을까. 신냉전 시대가 개막되는 길목에서 한반도가 강대국들의 대리전쟁터가 되지 않기를 소망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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