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읍성은 호남 내륙을 방어하기 위해 전초 기지로 만들어졌다. 관광객들이 눈 쌓인 고창읍성을 즐기고 있다. (제공: 고창군청) ⓒ천지일보 2022.1.19
전북 고창읍성은 호남 내륙을 방어하기 위해 전초 기지로 만들어졌다. 관광객들이 눈 쌓인 고창읍성을 즐기고 있다. (제공: 고창군청) ⓒ천지일보 2022.1.19

전북 고창군 고창읍성

전국서 원형 가장 잘 보존돼

서해안 기지 갖추기 위해 조성

자연석 거칠게 다듬은 굄돌

소나무숲 펼쳐진 힐링코스

‘성밟기’ 저승문 열리는 윤달

풍천 장어·복분자 등 먹거리

[천지일보 고창=류보영 기자] 조선 전기 읍성 중 전국에서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자연석 성곽 ‘고창읍성’. 대한민국에서 보존하고 있는 3대 성은 고창읍성, 해미읍성, 낙안읍성이 있는데 이 중 98%를 보존하고 있는 곳이 고창읍성이다. 성을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한다는 전설이 있으며 성곽에 있는 대나무를 휘감은 소나무의 모습은 자연의 신비에 감탄사를 불러오게 한다. 본지는 호남 내륙을 방어하기 위해 전초 기지로 만들어진 고창읍성을 살펴봤다.

◆고창읍성의 별칭 ‘모양성’

전북 고창군 고창읍 읍내리에 있는 성은 세종즉위 32년에 세워진 성으로 서해안의 기지를 갖추기 위해 장성군 입암산성과 함께 지어졌다. 성의 규모는 폭 4~6m, 둘레 1684m, 면적18만 9764m이다. 고창읍성은 ‘모양성’이라고도 불린다. 이는 고창지역이 삼한 시대인 마한의 54개 소국 가운데 ‘모로비리국’의 시초로 열리기 시작, 백제 때에는 ‘모량부리현’ 또는 ‘모양현’으로 불렸고 고려 시대 이래 ‘고창현’으로 불렸기 때문이다.

성은 동·서·북의 3문과 6군데의 치, 2군데의 수구문, 옹성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고창읍성은 나지막한 야산인 방장산(473m)을 이용해 바깥쪽만 성을 쌓고 해자를 파고 성안에 관아만 뒀다. 주민들은 성 밖에 생활하다가 유사시에 성 안으로 들어와 함께 싸울 수 있도록 4개 의 샘과 2개의 연못을 만들었다. 성벽을 쌓은 자연석은 거칠게 다듬어 굄돌을 넣는 방식으로 쌓였으나 그 가운데는 초석과 당간지주 같은 것을 그대로 쓴 것도 있다. 성내에는 동헌, 객사 등 22동의 조선 시대 관아 건물이 있었으나 병화 등으로 소진된 것을 지난 1976년부터 복원해 14동의 관아 건물이 현존하고 있다.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감옥’

고창읍성을 들어서면 북문인 ‘공북루’와 방어하는 옹성이 맞이한다. 이를 지나면 바로 ‘감옥’이 있다. 성 입구에 감옥이 있다는 것은 처벌의 목적보다 ‘죄짓지 말라’는 교훈적인 의미가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자신의 삶을 한 번 더 돌아보게 된다. 읍성 성곽의 길이 1684m를 걷다 보면 30분 정도 소요된다. 성곽을 오르면 고창읍내가 훤히 내다보여 가슴이 탁 트인다. 또 성곽길은 걷기 좋게 다듬어져 있지만, 오르막과 내리막이 공존해 약간의 운동도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성곽을 걷다 보면 소나무숲이 드넓게 펼쳐져 지친 삶 속에사 해방을 주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래서인지 평일에는 군민들이 자주 찾는 산책코스로, 주말에는 많은 관광객의 힐링코스로 정평이 나 있다. 소나무숲을 걷다 보면 어느새 대나무숲이 보인다. 고창읍성의 대나무숲은 사진작가들의 출사 장소로도 저명하다. 소나무가 어우러진 대나무숲이 있어 자연의 신비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나무를 휘감는 소나무의 모습에 감탄이 나도 모르게 나오게 된다. 고창읍성 성곽길은 지난 2007년 한국 도로교통협회에서 주최한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맹종죽림을 휘감은 소나무의 모습. (제공: 고창군청) ⓒ천지일보 2022.1.19
맹종죽림을 휘감은 소나무의 모습. (제공: 고창군청) ⓒ천지일보 2022.1.19

◆“세 바퀴 돌면 극락승천한다”

고창모양성제는 지난 1974년 군민의 날 행사로 시작한 고창지역 주민의 참여도가 가장 높은 축제다. 고창군은 지난 2005년부터 축제 공식 명칭을 기존의 ‘모양성제’에서 ‘고창모양성제’로 바꾸고 ‘성밟기와 다양한 고창문화체험’이라는 주제로 축제를 열고 있다. 모양성제는 매년 음력 9월 9일에 개최되며 지난 2016년, 2017년에 문화체육관광부 대표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지난 2019년에 열린 모양성제의 방문객은 18만 9340명이었고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축제로 전환됐다. ‘성밟기’는 저승문이 열리는 윤달에 밟아야 효험이 있다고 한다. 특히 같은 윤달이라도 3월 윤달이 제일 좋다고 한다. 중에서도 엿샛날이 저승문이 열리는 날이라고 해 초엿새, 열엿새, 스무엿새 날에 답성 행렬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성을 밟으면 질병 없이 오래 살고 저승길엔 극락문에 당도한다는 전설이 있어 모양성제 때 여성들이 성벽을 밟는 다. 성을 한 바퀴 돌면 다릿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 바퀴 돌면 극락승천한다고 한다. 성을 돌 때는 반드시 손바닥만 한 돌을 머리에 이고 세 번 돌아야 하고 일정한 지역에 그 돌을 쌓아두도록 했다. 이는 윤삼월의 효험을 강조하고 있음도 겨우내 부풀던 성을 밟아 굳게 하기 위함이었을 것이고, 머리에 돌을 이게 하는 것도 체중을 가중시켜 성을 더욱 다지게 하려는 의도로 추정된다. 또 머리에 이었던 돌을 한곳에 모아 적군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전해진다.

고창의 특산물인 복분자를 수확하는 모습. (제공: 고창군청) ⓒ천지일보 2022.1.19
고창의 특산물인 복분자를 수확하는 모습. (제공: 고창군청) ⓒ천지일보 2022.1.19

◆고창의 먹거리 풍천장어와 복분자

고창 풍천장어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풍천강에서 많이 잡혀 붙여진 이름이다. 쫄깃한 육질과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1등 보양식으로도 알려진 풍천장어는 세포를 젊게 해줘 노화방지 등에 효과가 있고 조직의 수분 유지와 내장에도 윤기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창 선운산의 맑은 기운, 청정황토, 서해안 해풍 등 최고의 환경에서 자란 창 복분자는 오묘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고창군은 복분자의 종주 지역으로 자부심을 갖고 생산 이력제, 등급별 차등수매로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고창 복분자는 고혈압, 심근경색과 동맥경화, 협심증 예방 등에 탁월한 폴리페놀 성분이 타 지역보다 2배 이상 함유하고 있으며 노화방지와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뛰어나다. 임인년 새해 전북 고창에서 고창읍성을 둘러보며 든든한 먹거리와 함께 건강 챙겨보길 추천해 본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