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취업난과 역대급 물가상승률로 인해 청년들의 경제적 고통이 최악수준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2019년 5월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KB 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지난 2019년 5월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KB 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DB

‘경제허리’ 30·40대 줄어

숙박음식·직원둔 사장님 2년째 감소

기저효과·수출 호조에 전체숫자는 7년 만에 최대폭↑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지난해 취업자 수가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그러나 60대 이상을 제외하면 3만 1천명에 그쳐 결국 세금을 쏟아부어 현상 유지를 한 셈이다. 또한 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등 대면서비스 업종, 직원을 둔 자영업자 등 고용 취약계층이 겪는 어려움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첫해인 2020년에 고용시장이 받은 충격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며 고무적인 반응이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727만 3천명으로 전년보다 36만 9천명이 증가했다. 이는 2014년(59만 8천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폭이긴 하나 코로나19가 처음 불어닥친 2020년에는 연간 취업자가 21만 8천명이 감소했던 점을 고려하면 다소 만회했으나 기저효과 영향도 크다. 작년 연간 취업자수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127만 6천명)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었다. 따라서 이에 따른 반등 성격이 강하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2021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업자 감소가 컸던 2020년의 기저효과와 비대면·디지털 전환 등 산업구조 변화, 수출 호조 등으로 고용 회복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산업별·종사상 지위별 취업자 증감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실 나아졌다고 보긴 어렵다. 고용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여전했다.

코로나19의 대표적 타격 업종인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4만 7천명 감소했다. 2020년(-15만 9천명)보다 감소 폭은 줄었으나 2년째 감소세다. 그럼에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숙박음식점업이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섣부른 진단을 내렸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15만명이 급감했고,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도 각각 2만 9천명과 5만 5천명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도 8천명이 줄었다.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6만 5천명 줄어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인상된 여파로 2019년 이후 3년째 감소했다. 일용근로자도 9만 6천명 줄었다.

반면 상용근로자와 임시근로자가 각각 36만 6천명, 15만 2천명 늘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4만 7천명이 증가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주요 내용으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공: 기획재정부) ⓒ천지일보 2022.1.12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주요 내용으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공: 기획재정부) ⓒ천지일보 2022.1.12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33만명)이 취업자가 가장 많이 늘었고 20대(10만 5천명), 50대(6만 6천명)가 증가했고, 반면 ‘경제 허리’인 30대(-10만 7천명)와 40대(-3만 5천명)는 감소했다. 정부와 홍 부총리는 30~40대 인구 감소를 고려하면 실질 취업자 수는 늘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60세 이상 취업자수를 빼면 나머지 연령대는 3만 1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작년 실업자는 전년 대비 7만 1천명 감소한 103만 7천명이었고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한 3.7%였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77만명으로 3천명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로만 한정하면 1년 전보다 77만 3천명이 늘었다. 이는 2014년 2월 이후 7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그간 어려웠던 대면서비스 업종에서 호전 기미도 감지됐다.

11월에는 감소했던 숙박음식점업 취업자가 6만 6천명 늘었고,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5만3천명 늘어 2018년 11월(1만 5천명)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으로 증가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공 국장은 “코로나19 관련 악재는 이미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 “연말 특수를 기대하고 (직원을 고용하는 등) 준비를 했던 게 아닌가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시행했다가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포함된 더욱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실제 다시 주춤해졌을 수 있다. 이는 내달 집계될 고용동향을 살펴봐야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방역단계 격상으로 우려가 컸으나 12월 전월 대비 계절조정 취업자 수가 6만 3천명 늘어 위기 이전 고점인 2020년 2월 취업자 수의 100.2% 수준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청년층 지표개선이 두드러진 가운데 연령별 고용상황이 모두 개선됐다”며 “연간 청년 지표의 경우 고용률(44.2%)은 2005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았고, 취업자 수 증가 폭(11만 5천명)은 2000년 이후 가장 컸다”고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방역 위기 피해가 컸던 부문에서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에서 ‘기저효과’ 영향을 언급했음에도 홍 부총리는 그 부분은 아예 빼는 등 고용 숫자가 유리하게 보이는 것만 부각하기 바빴다. 다만 “누적된 피해로 인한 어려움이 크다는 점을 엄중히 인식하고, 강화된 거리두기에 따른 고용시장 불확실성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주요 내용으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공: 기획재정부) ⓒ천지일보 2022.1.12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주요 내용으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공: 기획재정부) ⓒ천지일보 202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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