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를여는청년포럼이 지난 7월 21~23일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포천 베어스타운에서 연 캠프에서 대학생들이 토론배틀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상대방 인정할 마음만 있으면 해결책 나와요”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7월 22일 오후 5시, 포천 베어스타운 강당에서 대학생 50여 명 중 대표로 선발된 패널 6명의 토론배틀이 한창이다.

토론 주제는 5월부터 우리 사회 전체를 달궜던 이슈 ‘반값 등록금’. 한 해 1000만 원에 달하는 비싼 등록금에 공감하던 대학생들은 이를 해결해달라며 광화문 집회도 마다하지 않는 등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면서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 공약들을 쏟아냈지만 아직 속 시원한 해답을 얻지 못한 대학생들이 직접 나섰다. 사뭇 진지하면서도 간간히 웃음을 유발하는 발언도 나와 토론배틀은 적당한 긴장감속에서 1시간가량 줄기차게 이어졌다.

이 토론회는 대학생들이 주최가 돼 추진된 캠프 프로그램의 일부이다. 캠프는 ‘미래를여는청년포럼(대표 신보라, 청년포럼)’이 7월 21~23일 2박 3일간 일정을 기획했다.

캠프는 5인 5색의 다양한 시사 강연과 토론배틀 예선전과 결승전, 상반기 시사이슈를 주제로 한 골든벨 등으로 진행됐다.

신보라 대표는 “상반기 사회 이슈에 대한 전문가 강연을 경청하고 대학생 스스로 논쟁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캠프 취지를 설명했다.

신 대표는 특히 “편견을 갖거나 한쪽으로 치우친 사고로 접근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차원의 강연과 강연자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청년포럼은 지난해 8월 창단해 대학가의 합리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사회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을 통해 20대들의 주장을 펼쳐온 대학생 단체이다.

이날 토론배틀 사회를 맡은 청년포럼 제희량 부대표는 “내가 옳고 상대방은 틀리다는 논쟁으로 간다면 해결점을 찾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동국대 송재윤(전자전기공학) 씨는 “대학생들에게 있어 피부로 와 닿은 문제였기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됐고 과연 실현 가능한 대책은 무엇일까 고민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평소 반값 등록금을 반대했다는 경기대 박선민(국제관계학) 씨는 이번 토론회에서 찬성팀에 배정됐다. 박 씨는 “사실 나는 반대 입장이어서 반대 패널자 주장에 귀가 쏠리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기회가 없었다면 찬성 입장에 대해 생각해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배틀 규칙상 찬성 논리를 주장하다보니 찬성 측 주장 일부분은 이해가 됐다”고 재미있는 경험담을 귀띔해줬다.

또 한 패널자는 찬반토론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경북대 배명호(생물응용학) 씨는 “상대방 주장을 반박하기에 급급해 정착 대안은 나오지 않았다”면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심했다면 좋은 의견이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희량 부대표는 “사실 기성세대에서 이념 다툼이나 서로의 주장이 옳다는 식의 찬반토론 모형만 우리에게 보여줬다”며 “최근 사회 분위기를 보면 확실히 이념적인 성향보다는 합리적인 대안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김성준(영어통번역학) 씨도 “상대방의 주장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대안이 나오고 생각이 모아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론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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