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스틸컷(출처: MBC)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스틸컷(출처: MBC)

의빈성씨의 필사본, 남아있어

정조의 사랑 ‘어제의빈묘지명’

‘금주령’이 흔했던 조선시대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최근 사극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MBC ‘옷소매 붉은 끝동’이 최고 시청률을 보이며 끝이 났고 KBS ‘꽃 피면 달 생각하고’는 입소문을 타는 중이다. 이렇게 사극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역사적 사실은 얼마나 반영이 된 것일까.

◆ 정조를 두 번 거절한 의빈성씨

MBC ‘옷소매 붉은 끝동’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궁녀와 임금의 사랑을 그린 이 드라마는 실제 조선시대 ‘정조’와 ‘의빈성씨’의 이야기다. 여태 다양한 콘텐츠로 만들어졌던 로맨스 소재다. 특히 이번 드라마는 지난 2007년에 방영됐던 MBC ‘이산’과 비교되기도 하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본관이 창녕, 이름은 덕임인 의빈성씨는 정조의 첫사랑으로 알려져 있다. 드라마 ‘이산’에서는 정조의 어린 시절에 만난 친구이자 도화서 화원으로 그려지고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는 동궁의 지밀 생각시로 그려진다.

하지만 실제로는 10살 무렵에 궁에 들어왔으며 혜경궁 홍씨가 아끼던 궁녀였다. 이는 혜경궁 홍씨의 딸인 청연공주, 청선공주와 함께 ‘곽장양문록’을 필사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곽장양문록’은 한글로 쓰인 국문소설로 청연공주, 청선공주, 의빈성씨와 3명의 궁녀가 필사한 것이 전해지고 있다. 이는 극중에서 의빈성씨가 궁녀시절 필사를 했다는 것과 부분 일치한다.

정조와 의빈성씨의 로맨스는 정조가 직접 기록한 ‘어제의빈묘지명’을 통해 전해진다. 정조는 의빈성씨에 대해 “단정한 태도와 자세를 수양하고 맑고 올곧고 화기로우며 온화했다”며 “타고난 기품이 아주 훌륭하게 뛰어났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두 번이나 의빈성씨가 정조의 승은을 거절한 것으로 나오는데 처음 승은을 내렸을 때 정조의 정비인 효의왕후가 아직 아이를 낳지 못했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그리고 15년 후 정조가 다시 승은을 내렸으나 의빈성씨는 재차 거절했다. 이에 정조가 의빈성씨의 노비를 꾸짖고 벌을 내리자 받아들였다고 기록돼 있다.

의빈성씨는 1남 1녀를 낳았으나 옹주는 1년이 되지 않아 경기로 사망했으며 첫째 문효세자는 5살에 홍역으로 사망했다. 문효세자는 태어난 지 만 22개월이 됐을 때 세자에 책봉됐는데 조선 왕조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로 기록된다.

KBS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서 금주령을 내리는 모습(해당 장면 캡쳐)
KBS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서 금주령을 내리는 모습(해당 장면 캡쳐)

◆ 10년간 이어진 금주령

현재 KBS에서 방영 중인 ‘꽃 피면 달 생각하고’는 가장 강력한 금주령 시대의 밀주꾼을 단속하는 원칙주의 감찰과 인생을 바꿔보려는 밀주꾼 여성의 로맨스를 그린다. ‘퓨전 사극’을 표방하는 드라마에서는 임금의 이름이 ‘이강’으로 나오지만 실제로 조선시대 가장 강력한 금주령을 내렸던 이는 ‘영조’였다.

원래 금주령은 큰 가뭄이 들거나 흉작·기근이 있을 때 내려졌던 것으로 태종, 성종, 연산군 등 흔하게 시행됐다. 그 중에서도 영조는 무려 10년간 금주령을 내렸다. 보통 1~2년 내린 다른 임금들과 비교된다. 영조실록에 보면 “술을 빚은 자는 섬으로 유배를 보내고 술을 사서 마신 자는 영원히 노비로 소속시킬 것이며 선비 중 이름을 알린 자는 멀리 귀양을 보내고 일반인들은 햇수를 한정하지 말고 수군에 복무하게 하라”고 기록돼 있다.

이렇게 강력하게 금주령을 내리자 드라마처럼 몰래 술을 빚거나 사고 파는 자들도 더러 있었는데 이에 영조는 금란방(禁亂房)이라는 단속기구를 만들기도 했다.

영조가 내린 금주령 형벌 중에서는 술 마신 집과 함께 이웃의 세 집도 처벌하는 제도도 있었다. 이처럼 강력하게 금주령을 내렸던 영조였지만 다음 대의 정조는 술에 관대한 편이었다. 극중에서도 세자가 몰래 궁 밖을 나가 술을 먹는 것으로 표현되는데 실제로 정조가 궁 밖에 나가 몰래 술을 먹은 기록은 없으나 즐겨 마신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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