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성탄트리 조명 점등식이 열린 8일 오후 점등된 트리가 불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성탄트리 조명 점등식이 열린 8일 오후 점등된 트리가 불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8

여러 가지 설로 이어온 전통
본연의 모습 퇴색된 지 오래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이 전나무(상록수) 가지를 집에 가져가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라.”

12월 25일은 예수님의 탄생을 경축하는 기념일로 우리나라 말로는 성탄절(聖誕節), 영어로는 ‘성탄(Christmas)’이라고 불린다.

12월이 되면 여기저기서 성탄절 분위기를 연출해 온 세상이 떠들썩하다. 특히 거리마다 줄지어 있는 형형색색의 트리들은 성탄절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이맘때쯤 트리 점등식을 하게 되는데, 이를 본 사람들은 그 화려함에 탄성을 터트린다. 트리와 조화롭게 어우러진 조형물은 한층 더 드라마틱한 성탄 분위기를 선사해낸다.

그러나 처음 만들어진 트리는 지금처럼 휘황찬란한 모습이 아니었다. 원래는 과일 또는 견과류로 장식하다가 18세기 이후에는 촛불로, 19세기 이후에는 전구, 20세기 이후부터는 화환이나 금색 실, 사탕 지팡이 등을 이용해 꾸며졌다. 현재는 트리의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다양한 새해 소망이 적힌 카드들로 트리를 장식하기도 하고, 환경을 보호하자는 차원에서 재활용 페트병을 달아놓기도 하고, 호텔의 경우 보석들로 트리를 장식하는 곳도 있다.

성경책.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성경책.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처럼 갈수록 화려하고 이색적이며 다채로운 장식물로 치장되는 트리, 과연 성경에서 말하는 의미로 꾸며지고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땡’이다.

일부 개신교에서 성탄트리의 참된 뜻을 회복하기 위해 트리에 성경적이고 신학적인 의미의 상징물인 사과와 장미, 빵과 촛불을 장식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것 또한 성경에 나와 있는 정답은 아니다. 성경 어느 곳에서도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념하기 위해 트리나, 트리 장식을 어떻게 꾸며야 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트리가 예수님의 탄생을 경축하는 성탄절의 대표적인 상징물이 된 것일까.

성탄 트리와 장식물의 기원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트리의 기원을 보면 영국과 로마에서는 겨울에 동짓날을 기념하기 위해 푸른 전나무 가지를 집에다 장식했다. 이는 춥고 어두운 한겨울에 푸른 나뭇가지를 장식함으로써 다가올 봄을 기다린다는 의미다. 세월이 지나 16세기 독일 기독교인들의 관습이 되면서 성탄트리로 쓰이기 시작했다.

다른 유래는 영국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선교활동을 하며 ‘독일의 사도’라고 일컬어지는 성 보니파티우스와 관련된 이야기다. 그는 게르만족이 해마다 숲속의 전나무에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것을 보고 이 나무를 베어 소녀를 구해냈다. 사람들은 이 전나무를 숭배하고 있어 재앙이 닥쳐오리라고 생각했으나, 그 나무는 다음 해 봄에 싹이 트고 재앙은 없었다고 한다.

장식물의 기원을 보면 16세기 독일의 신학자 마르틴 루터는 성탄 전야 예배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무들 사이로 쏟아지는 별빛의 아름다움에 반해 집에 돌아가 전나무를 촛불로 장식했다. 그것은 전나무에 쌓였던 눈들이 달빛에 반사돼 아름다운 빛을 비춘 것이었다.

이것이 성탄트리 장식의 시초가 됐다. 이를 경건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예수의 탄생을 축하한다는 의미에서 성탄트리로 지금까지 전해져왔다.

성탄트리는 1700년대에 독일인 이민자들로부터 미국에 처음 소개됐다. 1884년까지 유행하지 못했으나 영국 왕실에 최초로 성탄트리가 세워진 소식이 전해져 그때부터 성탄트리가 유행하게 됐다고 한다.

이처럼 트리와 트리를 꾸미는 장식물은 사람들이 상징물들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시작됐을 뿐 그 어느 주장도 성경으로 따져봤을 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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