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트위터 캡쳐. ⓒ천지일보 2021.12.20
서울교통공사 트위터 캡쳐. ⓒ천지일보 2021.12.20

올해 1월 22일부터 지난달까지 전장연 7차례 시위

휠체어 바퀴 전동차-승강차 사이 틈에 끼우는 방식 

방화행 1시간 40여분·하남마천행 1시간 10분 밀려

‘2022 지하철 엘리베이터 100% 설치 지켜라’ 항의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서울 종로구 지하철 5호선 여러 역에서 진행된 ‘장애인단체의 이동권 보장’ 시위로 출근 시간대에 열차 운행이 1시간 넘게 지연됐다. 

20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2분부터 오전 9시 45분까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5호선 왕십리역, 여의도역, 행당역,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광화문역 등 다수역에서 시위를 진행해 이 과정에서 승강장의 안전문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공사는 전장연의 ‘지하철 타기 선전전’이 있을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5호선 해당구간 열차운행이 다소 지연될 수 있사오니 이점 참고하시어 열차를 이용하여 주시기 바란다”는 지하철사고 안내 문자를 보냈다.

이날 오전 7시 10분경부터 지하철 5호선 왕십리역에서 전장연의 장애인 이동권 보장 시위로 인해 방화행 상선 열차의 운행이 10분가량 지연됐다. 왕십리역 5호선 승강장에서 전장연 회원으로 추정되는 시민 30~40명이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현재 광화문역 등에는 경찰병력 수십명이 배치돼 출근길 혼잡한 시민들에게 관련 안내했다.

이날 시위로 왕십리역 승강장 안전문이 파손됐고 출근길 시민들도 많은 불편을 겪었다. 

ⓒ천지일보 2021.12.20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열차에 탑승해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왕십리역, 여의도역, 행당역, 동대문역사문화공원, 광화문역에서 벌어진 시위 여파로 지하철 5호선 방화행 열차와 하남·마천행 열차 모두 운행이 지연 운행됐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21.12.20

전장연은 오전 7시 30분부터 5호선 여의도역과 행당역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시위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는 지하철 역무원들과 경찰 등이 제지하면 열차를 탔다가 다음 역에서 10~20분간 다시 출입문을 막는 식으로 시위를 이어갔다. 

공사 관계자는 “왕십리역 등 여러 역에서 휠체어 바퀴를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 틈에 끼우는 방식으로 시위를 진행하면서 승강장 안전문의 유리가 파손돼 현장 정리를 한 뒤 열차 운행이 재개됐다”고 설명했다.

공사 관계자는 “방화 방면은 1시간 40~50분, 하남마천방면은 1시간 10분 이상 지연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회복운전 등 신속하게 지연시간 만회를 위해 최대한 서둘러 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위는 오전 9시 51분께 종료돼 현재 5호선 전구간 열차가 정상운행 중이라고 공사는 전했다.  

전장연은 시위를 마치고 오전 10시부터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집 앞으로 이동해, 내년 예산안에 장애인 이동권 관련 예산을 반영해달라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갔다.

앞서 지난 3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은 세계장애인의 날을 맞아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과 공덕역에서 휠체어로 전동차 문이 닫히지 못하게 막는 방식으로 시위를 진행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달 전장연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 등 관계자 4명을 상대로 손해배상금 3000만원 상당의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바 있다. 공사 측 소장에서 해당 단체들이 올해 1월 22일부터 11월 12일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지하철 내 선전전을 벌인 시위로 열차 운행을 지연시키는 불법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7차례 시위로 열차가 지연된 시간은 총 6시간 27분 19초였으며, 공사에 접수된 민원은 544건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공사 측은 “2020년 12월 기준 서울시 지하철 역사 278곳 중 256곳에 엘리베이터 설치가 완료됐고, 나머지 22곳 중 18곳은 2022년까지 설치공사가 완료 예정”이라며 “하지만 피고들은 원고 설명에도 이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모든 역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라’고 시위를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단체 측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5년 약속한 ‘2022년까지 서울지하철 내 엘리베이터 100% 설치(서울시 장애인이동권선언)’는 서울시와 공사가 2000면대 초반부터 약속한 것이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내년 예산안에는 설계비조차 반영되지 않았다며 재판에서 이런 점을 충실히 소명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서울 지하철 1~8호선 민원 관련 문의는 서울교통공사 콜센터(☎1577-1234 운영: 06:00~24:30, 전화/문자/사진/동영상 가능)로 하면 된다. 

ⓒ천지일보 2021.12.20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이동권 보장 촉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왕십리역, 여의도역, 행당역, 동대문역사문화공원, 광화문역에서 벌어진 시위 여파로 지하철 5호선 방화행 열차와 하남·마천행 열차 모두 운행이 지연 운행됐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2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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