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무소속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곽 의원은 아들이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국민의힘 안팎에서 의원직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천지일보 2021.10.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무소속 의원이 10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곽 의원은 아들이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국민의힘 안팎에서 의원직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천지일보 2021.10.2

특경법상 알선수재 혐의 적용

화천대유 근무 아들 곽병채

퇴직금 명목 50억 전달 의혹

곽상도 “무고함 법정서 증명”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아들의 퇴직금 50억원 의혹과 관련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알선수재 혐의로 곽 전 의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곽 전 의원의 피의자 구속 전 심문(영장실질심사)은 다음달 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서보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화천대유에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 근무하던 아들 곽병채씨를 통해 돈을 전달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화천대유는 곽씨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줬는데, 이 돈이 퇴직금이 아닌 곽 전 의원을 보고 준 ‘뇌물’이 아니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초기인 2015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곽 전 의원이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50억원을 받은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 자산관리 사무실 입구가 종이로 가려져 있다. ⓒ천지일보 2021.9.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 자산관리 사무실 입구가 종이로 가려져 있다. ⓒ천지일보 2021.9.27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화천대유 대주주인 전직 머니투데이 부국장 김만배씨에게 “곽 의원은 현직 국회의원이니 아들에게 배당을 주는 것이 낫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의혹이 제기되자 화천대유 측은 50억원 중 상당수가 산업재해(산재) 보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화천대유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고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곽병채씨도 실수령액이 28억원이라고 주장하면서 “일 열심히 하고 인정받고, 몸 상해서 돈 많이 번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검찰도 28억원을 구속영장에 범죄혐의액수로 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달 1일 병채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나섰다. 이달 17일엔 곽 전 의원의 자택과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이후 27일엔 곽 전 의원을 드디어 소환해 17시간가량 조사하기도 했다.

곽 전 의원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도움을 줄 만한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전 의원은 이날도 입장문을 내고 “제 아들이 받은 성과급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들께 불편을 끼쳐드리게 돼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저는 지금까지 국회의원으로 화천대유와 관련된 어떠한 일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대장동 개발사업에도 관여된 바 없다고 누차 설명드렸다”고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를 반박했다.

이어 “이번 영장청구도 국회의원 부분은 거론되지 않았고, 하나은행 알선수재 혐의만 거론됐다. 영장에는 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부탁을 받고 누구에게 어떤 청탁을 했는지 드러나지 않았다”며 “제가 이 같은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검찰에서 앞으로 이 부분을 특정하지 못할 것이다. 저의 무고함을 법정에서 밝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산업자 김모(43, 수감 중)씨로부터 포르쉐 차량을 제공받은 의혹이 제기된 박영수 특별검사. ⓒ천지일보DB
박영수 전 특별검사. ⓒ천지일보DB

곽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이른바 ‘50억 클럽’ 명단 일원으로 거론된 이들 중에서 처음이다. 50억 클럽이란 화천대유가 로비를 벌인 대상을 지칭하는 이름으로, 곽 전 의원 외에도 박영수 전 특별검사,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을 소환했던 날 권 전 대법관도 같이 불러 비슷한 시간 동안 조사를 진행했다. 박 전 특검도 26일 검찰에 출석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권 전 대법관은 지난해 11월부터 화천대유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월 1500만원 상당의 고문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특검은 인척인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모씨가 김씨로부터 100억원을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된 사실이 보도된 이후 김 전 부국장 측은 “이씨 요청으로 100억원을 빌려준 것은 맞다”면서도 “박 전 특검에게 건너간 돈은 없다”고 설명했다.

박 전 특검도 역시 입장을 내고 “언론에 보도된 이씨는 촌수를 계산하기 어려운 먼 친척”이라며 “이씨가 김씨로부터 돈을 수수하거나 그들 사이의 거래에 대해 관여한 사실이 없어 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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