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PG).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PG). (출처: 연합뉴스)

미‧이란 핵협상, 29일 빈서 개최

“北핵과 이란 문제는 본질적 달라”

美대북인식, 현상태 유지에 있는듯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미국 정부가 관심사인 ‘핵 위협’ 문제와 관련해 이란과는 ‘간접 협상’을 앞두고 있지만, 북한과의 협상은 여전히 깜깜한 상태다.

이란과 달리 북핵 문제는 복잡한데다 대화 조건에 대한 북미 간 이견 속 ‘어느 쪽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상황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바이든 北비핵화 복잡해 기대감 낮아”

미국은 북한과 이란의 ‘핵 위협’을 주요 현안으로 다룰 것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지만, 표면적으로 두 문제는 ‘관여’ 측면에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란 핵 합의(JCPOA) 복원을 위한 협상은 이달 말 재개를 앞두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JCPOA 복원을 위해 지난 4월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럽연합(EU) 중재로 ‘간접 협상’을 벌였다. 양측은 한 달 넘게 이어진 협상에서 일정 부분 ‘진전’을 보였지만, 지난 6월 이란에서 강경파인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협상은 잠정 중단됐다. 그러다 이란 외무부가 최근 협상 재개 입장을 밝히고, 다른 JCPOA 서명국들이 이에 동의하면서 오는 29일(현지시간) 빈에서 약 5개월만에 협상이 다시 열린다.

하지만 이란 핵협상과는 달리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북미대화는 여전히 꽉 막혀 있다. 바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비확산 문제를 담당했던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22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통화에서 “이란과 북한의 핵 문제가 본질적으로 다른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리모어 전 조정관은 “이란의 경우 핵 활동을 제한해 핵무기 보유를 막는 것이 목적이지만, 북한의 경우 핵과 운반수단을 이미 보유한 사실상 ‘핵 보유국’을 비핵화해야 하는 만큼 더욱 복잡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문제에선 실질적 진전을 도출해 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DC=AP/뉴시스]지난 1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추수감사절 칠면조 사면식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1.11.21.
[워싱턴DC=AP/뉴시스]지난 1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추수감사절 칠면조 사면식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1.11.21.

◆'대화 조건'에 대한 북미 간 팽팽한 이견도

지난 4월 말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한 바이든 행정부는 ‘실용적이고 조율된 접근법’을 통한 외교를 모색하며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거듭 제안했다. 또 한국과 함께 식량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등 대북 인도적 지원을 논의하며 관여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과 같은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에 대한 구체적 행동을 요구하며 미국의 대화 제의에 일체 호응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차단을 명분으로 지난해 초부터 시행한 국경 봉쇄를 유지한 채 국내 문제에 집중하며 외부와의 관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5일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주최한 포럼에 연사로 나선 리처드 존슨 미 국방부 대량살상무기(WMD) 담당 부차관보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인식에 대한 속내를 밝혔다고 VOA가 전했다.

존슨 부차관보는 “미국이 대북 접촉에 대한 관심을 명확하게 표명했지만 북한의 반응이 없으며 코로나19를 주요 요인으로 이해한다면, 미국은 지역의 전략적 안정 유지와 동맹과 파트너 보호를 보장하기 위해 다른 것들을 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한국 등과 대북 관여 방안을 계속 모색하면서 동시에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간과하지 않고 동맹 방어에 대한 약속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에도 조건 없는 대화 이상의 제재 완화 등의 유인책은 없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삼지연시 건설사업장 현지 지도에 나서며 한 달여 만에 공개활동을 했다. 조선중앙TV는 16일 김 위원장이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삼지연시 건설사업장 현지 지도에 나서며 한 달여 만에 공개활동을 했다. 조선중앙TV는 16일 김 위원장이 "삼지연시 건설사업이 결속되는 것과 관련해 3단계 공사실태를 료해(파악)하기 위해 삼지연시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관영매체가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를 보도한 것은 35일 만이다. [조선중앙TV 화면] 202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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