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공개한 사진으로, 16일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오른쪽) 국가주석이 첫 화상회담을 앞두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미중 정상간 첫 화상회담은 중국시간 16일 오전 8시46분(미국 동부 시간 오후 7시46분)께 시작됐다.
[서울=뉴시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공개한 사진으로, 16일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오른쪽) 국가주석이 첫 화상회담을 앞두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미중 정상간 첫 화상회담은 중국시간 16일 오전 8시46분(미국 동부 시간 오후 7시46분)께 시작됐다.

설리번 자세한 내막 공개

대북 관여 中 역할론 강조

종전선언 등의 언급은 없어

“북핵문제 미중 협력 가능성

생산적인 대화될지는 미지수“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미국 백악관이 미중 간 정상회담에서 경쟁이 충돌로 방향을 틀지 않도록 다양한 수준에서 관리하기로 한 것을 성과로 꼽은 가운데 “대만, 인권 문제 등과 더불어 한반도 이슈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대만 문제로 악화일로를 걷던 미중 간 갈등 관계를 완화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 속 경쟁과 적대, 협력이라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트리플 전략 기조에서 대북 문제 만큼은 양측 간 협력 사항임을 인정한 셈인데, 한반도 정세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백악관 “대북정책 관점도 교환”

미 백악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날 개최된 미중 화상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아프가니스탄, 이란을 포함해 지역적 핵심 도전 과제에 관한 관점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자세한 내막은 이튿날인 16일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통해 알려졌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 화상으로 참석해 미중 정상회담 후속조치에 대해 설명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중 사이에 협력이 시급한 분야, 도전에 직면한 분야, 이견을 관리해야 할 분야 등이 있다”고 재확인한 뒤, “미중 정상 간 경쟁이 충돌로 방향을 틀지 않도록 다양한 수준에서 관여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북한을 언급했다.

특히 그는 “미국은 북한이 미사일 등 무력 시위하는 것을 봐왔다”면서 “이 문제에 관한 미중의 조율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협력이 필요한 국제사회 현안 중 하나가 북한임을 서로 확인한 것인데,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전방위 외교로 주력하고 있는 종전선언이나 제재 해제 등의 문제가 협의됐는지는 미국과 중국 누구도 내놓지 않았다.

그러면서 “북한도 준비돼 있다면 미국은 선의와 외교로 관여할 준비가 돼 있음을 알려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의 이 같은 조건 없는 대화 요구에 대북적대시정책 철회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주목할만한 대목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뉴햄프셔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중 정상회담 관련 질문을 받고 “풀어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 있다”며 “전체적인 이슈에 대해 참모들이 후속조치를 취할 것이다. 2주 내로 더 발표할 내용이 있을 것”이라고 답해 이후 북한 문제가 언급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을 11일 3대혁명 전시관에서 개막, 김정은 당 총비서가 기념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2021.10.12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을 11일 3대혁명 전시관에서 개막, 김정은 당 총비서가 기념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2021.10.12

◆‘대북문제’ 미중 협력공간 확인

한반도 이슈가 당장 시급한 사안은 아닌 상황이라 미중 양측이 각자 자신들의 입장과 의견을 표시하고 지나가는 정도에서 논의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그간 제기됐던 북한과의 관여에서 중국의 역할론과 대북 제재 완화 주장 등 양측의 입장이 거론돼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다만 미중 정상회담에서 지역현안 문제로 북한 문제가 다뤄진 만큼, 한반도가 미중 간의 협력 공간임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향후에 이란 핵과 함께 북한 비핵화 문제 등 한반도 정세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최근 관심사로 떠오른 종전선언 문제는 미중을 비롯해 우리 정부와도 공감대를 형성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미국 당국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3월 발표된 국가안보전략 잠정 지침을 통해 기후변화와 핵 비확산, 글로벌 보건안보, 군축 등 4가지 영역을 미중 간 협력 분야로 밝힌 바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 같은 쟁점 사안은 아니었지만 일단 두 정상이 이란 핵과 한반도 비핵화 이슈를 다룬 상황에서 앞으로 핵의 비확산이 미중 간 협력 분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러나 북한 비핵화 문제의 경우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확연하기 때문에 생산적인 대화가 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G1을 향한 중국의 야욕과 함께 미중 갈등 구조는 언제든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 사이에서 정부는 늘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고도 했다.

외교가 일각에선 대만 문제나 이란·북한 이슈 등을 두고 미중 양국 간 자국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이미 어느 정도 주고받기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미국 내 경제 상황 등 국내 여건이 만만치 않은데다 외교 기조도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급격히 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 철수가 대표적인데, 대만 또는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 등 해법을 고리로 바이든 행정부가 여타 외교적인 부분에서 중국 정부에 지속적인 양보를 요구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가 반영된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첫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회담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10개월 만의 첫 대좌로, 미국 동부시간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시간 16일 오전에 휴식을 빼고 총 194분간 화상으로 열렸다. 2021.11.16
(서울=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첫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회담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10개월 만의 첫 대좌로, 미국 동부시간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시간 16일 오전에 휴식을 빼고 총 194분간 화상으로 열렸다. 202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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