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결산‧집권 10년 성과 제시 가능성
중요 결단 때마다 삼지연 방문해 관심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한 달 이상 잠행을 이어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식 활동을 재개했다.
삼지연시의 건설 사업장을 현지지도에 나선 건데, 집권 10주년이자 연말이 다가오는 만큼 내부 경제성과 다지기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정은, 삼지연시 건설사업장 현지지도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조선노동당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삼지연시 건설 사업이 결속되는 것과 관련해 3단계 공사실태를 요해하시기 위해 삼지연시를 현지 지도하셨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2일 국방발전전람회 보도 이후 35일만이다.
삼지연시는 김 위원장 일가의 ‘백두혈통’을 상징하는 백두산을 행정구역으로 하는 지역으로 북한에서는 ‘혁명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삼지연시 공개 행보가 그만큼 각별한 뜻을 담고 있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은 지난 2018년께부터 김 위원장의 지시로 삼지연을 산간 문화도시의 훌륭한 표준이자 이상적인 본보기 지방 도시로 재개발해왔고, 1단계 공사에 이어 2단계 공사 완료 이후인 2019년 말 군에서 시로 승격했다.
당초 북한은 삼지연시 3단계 완공 시점을 당 창건 75주년이었던 작년 10월 10일로 제시했으나, 장기화된 제재에다 수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 등 악재가 겹치면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3단계 공사 중인 백두산밀영동·리명수동·포태동 지구의 주택들과 교육시설, 문화후생시설, 답사숙여소 등을 돌아보고 도시경영실태와 농사실태에 대해서도 지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연말 성과 다지기에 주력한 듯
김 위원장이 삼지연시를 방문한 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해이자 집권 10주년인 올해 지방 발전 성과의 하나로 내세우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연말이 다가오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과업의 성과들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삼지연시 건설도 그 중 하나로 올해 당 대회 때 제시한 사업들에 대한 결산을 위해 성과를 독려하는 등의 현지지도 성격”이라고 분석했다. 일단 김 위원장이 연말까지는 한반도 주변 정세를 관망하며 내부 성과 다지기와 체제 결속 등 내치에 집중할 것이란 설명이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삼지연시 현장 행보를 두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 첫해 성과를 홍보하는 측면에다 집권 10주년이 되는 해 인민생활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의 하나로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고 거들었다.
북한이 최근 김 위원장을 ‘수령’으로 자주 지칭하는 등 유일영도체계 강화에 골몰하고 있는 상황과도 맞물린 움직임의 연장선이라는 시각도 있다. 삼지연시 방문 자체가 혁명의 성지임를 떠올리게 하는 등 자연스레 백두혈통 수령통치의 정당성을 스며들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과거 중요한 정치적 결단을 할 때면 방문하는 상징적인 장소가 바로 백두산 삼지연시였던 점을 감안하면 중대 결심을 앞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는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지난 2013년 11월 고모부 장성택 숙청, 2017년 12월 평창올림픽 참가발표 직전 등 주요 결정의 고비 때마다 백두산 삼지연시를 찾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