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로 조문을 마친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6일 향년 89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1.10.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로 조문을 마친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6일 향년 89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1.10.27

尹 캠프 내부 분위기 악화

김종인-김병준 투톱 설 돌아

김병민 “뺄셈 정치 안할 것”

 

캠프 일부 의원, 김종인 비판

선대위 구성 동상삼몽도 변수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 갈등도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캠프 내 ‘파리떼’를 정리하라고 발언하면서 윤석열 후보가 난감해진 모양새다. 이로 인해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양수 의원과 김병민 전 비대위원을 선대위 수석대변인과 대변인에 각각 임명했다. 지난 8일 권성동 의원을 후보 비서실장에 임명한 데 이은 두 번째 인선이다.

다만 아직까지 굵직한 인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와 이 대표, 김 전 위원장 사이 주파수를 맞추는 작업이 늦어질 경우 이번 주말까지 선대위원장 진용을 갖추기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각종 설만 난무한 선대위 구성

특히 윤 후보가 정계에 등판하기 전부터 힘을 실어줬던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선출된 직후 “캠프 내 자리 사냥꾼을 제대로 선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선대위 인선에 앞서 캠프 내 인사 물갈이를 합류 조건으로 내건 셈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병민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누군가를 배제시키는 ‘뺄셈의 정치’가 아니라 ‘통합, 덧셈의 정치’를 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캠프 인사를 포함한 대규모 인원을 최대한 합류시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치권의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 전 위원장의 합류는 기정사실이지만, 경선 과정부터 윤 후보를 도와온 캠프 인사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윤 후보 캠프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후보를 처음부터 도와온 사람들이 ‘파리떼’나 ‘자리 사냥꾼’이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대선 승리 경험이 많은 김 전 위원장의 말은 경청할 필요가 있다. 자리를 노리고 온 사람들은 철저히 걸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12

이외에도 윤 후보 측 일부 현역 의원들과 김종인 전 위원장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점도 변수다. 주호영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원내대표로 있으면서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정국에서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장제원 의원은 지난 4월 비대위 체제가 종료된 뒤 김 전 위원장이 “노욕을 부린다”고 비판했었다. 윤한홍 의원 역시 지난 6월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의 조기 입당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수렴청정을 하겠다는 노욕”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준석 대표도 김 전 위원장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그는 지난 1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 대표는 당연직으로 상임선대위원장을 하게 되고 김 전 위원장은 제 위여야 되지 않나. 직위상으로 총괄선대위원장밖에 없다”고 운을 뗐다. 뒤이어 1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권한을 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후보가 대선 후보로 선출된 다음 날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났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일각에서는 김병준 전 위원장 영입설 또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투톱으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이라는 설이 돌기도 했다.

다만 윤 후보와 국민의힘 모두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김병준 전 위원장에게 영입을 제안한 적도 없고 투톱 체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선대위 구성 두고 ‘동상삼몽’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사이에는 윤희숙·금태섭 전 의원의 중용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지만,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차이가 난다. 캠프 전면 재구성을 요구하고 있는 김 위원장과 달리 윤 후보는 기존 경선 캠프를 뼈대로 삼되 국민의힘 안팎의 인사들을 폭넓게 영입해 몸집을 키우는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다. 경선 캠프에서 선대위원장과 실·본부장을 맡았던 인사들을 계속 중용하면서 외연을 확대하는 통합형이다.

총괄선대위원장 합류가 거론되는 김 전 위원장은 이명박 청와대에서 대통령실장을 한 임태희 전 의원을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이준석 대표는 실무 중심의 인원을 중심으로 하는 경량형 선대위를 지향하고 있다. 또 4선의 권영세 의원을 비롯해 ‘전략통’으로 꼽히는 윤상현 의원과 ‘경제통’인 추경호 의원을 선대위 요직에 쓰기를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12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까지 연관

일각에서는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갈등이 내년 6월 지방선거, 그리고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을 염두에 둔 전초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공천 주도권 다툼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원장으로서 인사권보다는 당내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펼칠 권한을 요구할 것을 분명히 전하면서 지방선거를 둘러싼 갈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합류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가서 내 소신과 철학을 펼 수 있는 상황이 돼야지 가는 것”이라며 “허수아비 노릇을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경선에서 이기도록 도와준 캠프 관계자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윤 후보의 입장이 상당히 난처해질 것”이라면서 “김 전 위원장과 이 대표의 말도 일리가 있기 때문에 윤 후보의 고심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선대위 인선은 이번 주말을 전후로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선대위 출범 시기로 예고된 오는 20일 전까지는 김 전 위원장의 합류 여부가 정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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