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을 접견,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11.12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을 접견,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11.12 [국회사진기자단]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2일 미국 방한단을 만나 한일합병과 분단, 한국전쟁과 관련해 미국에 책임을 묻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야당 측은 ‘외교적 결례’라며 비판이 거세다.

이날 이 후보는 민주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국 상원의원 등 미국 방한단을 만나 “한국이 일본에 합병된 이유는 미국이 가쓰라-테프트 협약 통해 승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결국 나중에는 분단도 일본이 분할된 게 아니라 전쟁 피해국인 한반도가 분단되면서 전쟁의 원인이 됐다는 점은 전혀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제가 이 얘기를 한 이유는 상원의원이 이런 문제까지 관심을 갖고 인지하고 있다는 걸 전해 들어서 대단하다는 생각으로 말한 것”이라며 “한국의 역사, 문화, 그리고 평화, 인권에 대한 상원의원의 관심, 실천에 대해 제가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한 “군사적 측면, 외교 안보적 측면을 빼고도 경제적으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앞으로도 한미안보동맹을 넘어서 군사·경제 교류를 포함한 포괄적 협력관계 확대 구축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야당 측은 강하게 지적하고 있다. 한미동맹을위해 방한 미 의원과의 대화에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이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이 후보의 발언은 복잡한 국제정치적 원인이 작용해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터무니없이 단순화시킨 반(反)지성적 편견에 불과하다”며 “반미감정을 미국 상원대표단에게 설교하듯 스스럼없이 드러낸 태도 역시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허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은 운동권 특유의 낭만적 대북관으로 미국 정가의 거부감을 샀다”며 “이 후보의 운동권식 궤변은 더욱 큰 우려와 거부 반응을 일으킬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양준우 대변인도 이날 서면 논평을 통해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해 ‘외교적 결례’라고 평가하며 “도대체 외교적 상식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양 대변인은 지난 7월에도 미군을 ‘점령군’으로 표현하며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었다고 지적하며 “점령군부터 가쓰라-태프트 밀약까지 의도된 발언이라면, 이 후보가 유독 미국의 ‘작은 그늘’에 집중하는 건 우방국에 대한 비뚤어진 인식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대변인은 “상상을 초월하는 외교적 무지 때문이었건, 비뚤어진 외교관 때문이었건 대통령 후보로선 둘 다 결정적인 결격 사유”라며 “오늘의 안하무인 격 행태가 국민과 더불어 국제사회에 어떻게 보였을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오소프 의원 측은 이 후보의 발언과 관련해 한국 전쟁 동안 있었던 미 장병들의 희생을 언급하며 한미 동맹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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