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21.11.9
김헌동 SH 사장 후보자.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21.11.9

“강남에 3억원 아파트 짓겠다”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10일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는 강남에 3억원~5억원에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전날(8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취임후 가장 먼저 할 일이 ‘분양 원가 공개’를 꼽았다.

김 후보자는 “왜 이렇게 아파트가 비싼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원가가 얼마 들어가는지, 얼마에 지을 수 있는 건지, 왜 강남이나 이런 곳에 3억~5억원에 분양을 못하는지, 이런 걸 안 하니 불안해하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자금 마련)하는 게 아니겠어요?”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지난 10년 박원순 前 시장 재임 때, 또 전임 SH 사장들이 얼마에 분양했는지 그때 분양된 아파트들의 분양 원가를 정리해서 공개할 것”이라면서 분양 원가를 공개할 때 “LH(한국토지주택공사)나 대장동 같은 곳과 비교해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천만 서울 시민이 SH 공사의 주인인데 주인들이 분양 원가를 모른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느냐”며 “당연한 걸 한다는 것이다. 빠르면 이달 안에도 할 수 있지만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차례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앞으로 서울시, 경기도 등 수도권 분양할 다른 아파트들에게도 분양가를 낮추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인지 주목된다.

1981년~2000년 쌍용건설에서 근무하고 2000년부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활동한 김 후보자는 경실련에서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등을 지냈다.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저격수’로 불리는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정책이 실패를 거듭했다며 분양 원가 공개, 분양가 상한제 시행, 공시지가 인상 등을 촉구해왔다.

김 후보자는 조직관리와 경영 경험이 없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기업에서 20년, 사회 활동 20년, 40년을 조직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또 “청년 세대나 무주택 서민에게 싼값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한 것을 실제로 보여줘야 ‘영끌’이 안 일어나고 집값이 안정되지 않겠냐. 제가 바깥에서 계속 하라고 말했는데 안 하는 걸 지켜만 봐야 하겠느냐”며 “그걸 한번 해보라는 제안을 받았고 그래서 지원하게 됐다”고 했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반값 아파트’와 관련해서도 “SH가 보유하고 있는 택지,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토지 등에 먼저 공급할 수 있지 않겠냐”면서 “강남, 서초 등 할 수 있는 곳은 다 해야죠”라고 강조했다.

시는 강남구 서울의료원 북측 부지 등을 활용해 ‘토지임대부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서울시, SH 등 공공이 토지 소유권을 갖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땅값이 제외돼 있어 분양가를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

‘반값 아파트’ 분양가로는 “서울 강남을 포함해 30평 정도 되는 아파트에 3억~5억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면서 “공기업도 이윤이 나와야 하고 또 다른 재원 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위치에 따라 탄력적으로 (분양가를)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 강남에 짓든 경기도에 짓든 부산, 광주에 짓든 건축비는 큰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의 재건축, 재개발 정책에 대해서는 “집을 다시 짓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짓겠다고 하는 것 무조건 막아야 하는 건 아니지 않냐”며 “법을 지키고 규칙을 지킨다면 잘 짓도록, 좋게 짓도록 도와야 하는 게 정치인들의 역할이고 행정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장동처럼 도시개발공사가 땅을 뺏어다가 용도를 바꿔서 특정 개인에게 주는 게 잘하는거냐. 성남 시민 모두에게 혜택이 가야지 특정 몇 사람에게 혜택이 가면 안 된다”며 “개발을 이용해서 특정인, 특정 세력이 폭리를 취하거나 일반 시민과 조합원을 속이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의회는 10일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SH 임원추천위원히 심사에서 한번 탈락했던 김 후보자를 SH 사장에 낙점했다. 인사청문회 결과에 상관없이 오 시장은 김 후보자를 사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

SH 사장 공백이 6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어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가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를 반대하더라도 오 시장이 사장으로 임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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