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이탈리아)=AP/뉴시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아프간 관련 특별정상회의 후 기자회견 하고 있다. 2021.10.13.
[로마(이탈리아)=AP/뉴시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아프간 관련 특별정상회의 후 기자회견 하고 있다. 2021.10.13.

아프가니스탄 관련 특별정상회의 개최
인도주의적 위기와 테러리즘 방지 등 논의

[천지일보=이솜 기자]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아프가니스탄의 불안정한 정세를 우려하며 인도적 지원에 공감하고 나섰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현지언론과 뉴시스 등에 따르면 G20 정상들은 이날 화상으로 개최한 아프간 관련 특별정상회의에서 무장정파 탈레반의 아프간 탈환 이후 인도주의적 위기와 테러리즘 방지 등을 논의했다.

올해 G20 의장국인 이탈리아의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인도적 지원 분배를 위해 탈레반과 협상은 필수적”이라며 “탈레반을 개입시키지 않고 아프간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탈레반을 합법 정부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탈레반은 그들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리는 “우리가 아는 (탈레반) 정부는 포괄적이지도, 대표적이지도 않다. 여성 권리는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드라기 총리 외 대부분의 G20 정상들도 아프간의 인도주의적 지원에 공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회의에서 아프간 붕괴를 막기 위한 10억 유로(약 1조 3800억원) 상당의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탈레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게 아프간 국민이 돼선 안 된다”며 “아프간 지원 패키지는 아프간 국민과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이웃국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4000만명이 전기도, 금융 체계도 없이 혼돈에 빠지는 걸 국제사회가 방관해선 안 된다”며 G20의 틀 아래 난민 문제를 다룰 ‘워킹그룹’을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미 백악관은 “미국은 아프간과 국민들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인도주의·외교적 수단을 활용하고, 국제사회와 계속해서 긴밀히 협력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사전 촬영 영상을 통해 “한국은 아프간이 평화적으로 재건되길 바란다. 무엇보다 인도적 지원이 시급하다”며 “아프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아프간 신정부가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탈레반의 점진적 정책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레반 정권에 우호적인 국가로 꼽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번 회의에 불참했다.

자국 정상을 대신해 러시아에서는 이고르 마르굴로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이, 중국에서는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회의에 참석했다.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국가들은 아프간에 독자적인 제재를 해제하고 국제 금융기관은 아프간 빈곤 감소, 사회 인프라 등에 지원을 늘려야 한다”면서 “G20은 주권, 독립 그리고 영토를 존중해 아프간 지역의 평화, 안정, 번영 그리고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8월 15일 탈레반이 미군의 철수 시한이 임박해 아프간을 장악하자 미국 등 국제사회가 아프간 자산을 동결하고 원조를 중단하면서 심각한 경제난에 빠졌다.

유엔에 따르면 아프간 전체 인구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1800만명이 인도적 지원에 의존하고 있으며 전체 가구의 93%가 식량이 넉넉하지 못하다. 여기에 가뭄으로 인한 식량 위기까지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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