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은행 전 부문의 DT 추진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사진은 진옥동 은행장 (제공: 신한은행) ⓒ천지일보 2021.2.26
진옥동 신한은행장 (제공: 신한은행) ⓒ천지일보DB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최근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로 NH농협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대출 중단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신한은행만 유일하게 대출 대란에서 비껴가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응에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중단 조치의 반사이익을 얻은 신한은행이 KB국민은행에 2년간 내준 리딩뱅크의 자리를 탈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은행들의 주요 대출상품 중단 및 한도축소 사태가 잇따랐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별다른 조치에 나서고 있지 않다. 다른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금융당국의 목표인 6%대를 이미 넘어서거나 근접한 반면 신한은행은 3% 초반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농협은행 7.29% ▲하나은행 5.19% ▲국민은행 4.90% ▲우리은행 4.05% ▲신한은행 3.02% 순이다. 이들 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증가율은 4.88%,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 8878억원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6%대로 관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목표치에 근접해 있는 것이지만 신한은행은 아직 2조 5000억원가량의 가계대출 여력이 남아있는 상태다. 이는 5대 시중은행의 전체 대출 여력의 1/3 수준이다.

신한은행 측은 지난해 경험을 거울삼아 올 초부터 선제적인 가계대출 관리에 나섰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바젤Ⅲ 개편안 조기 도입 당시 기업대출 비중을 늘려야 상황에 직면하자 작년 12월 서민금융상품을 제외한 가계신용대출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이러한 경험에 따라 올해 초부터 대출 유관 부서에 대출 총량 예측 정확도를 높일 방안을 강구하고 일일단위 모니터링을 진행해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5~6%의 목표치에 따라 가계대출 한도를 관리하기 위해 타 은행처럼 월별·분기 단위로 관리하기보다 일일 단위로 모니터링을 시행했다”며 “다만 다른 곳이 대출이 막혀 대출이 몰릴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타 은행에서 대출이 막히면서 실수요자를 비롯한 대출을 원하는 고객들이 신한은행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 5일 출범된 토스뱅크의 경우 3영업일 만에 연 대출한도의 40%를 소진한 상태다. 현재 속도가 유지될 경우 이번 주말 즈음에 신규대출이 막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타 시중은행에 비해 대출 여력이 있는 신한은행으로 대출 풍선효과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신한은행이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상반기 동안 엄격하게 한 영향으로 하반기 리딩뱅크 탈환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한은행은 연결기준 순이익 1조 371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경쟁사인 국민은행(1조 4281억원)보다 571억원 적은 규모다. 라임펀드 보상 관련 충당금 531억원과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다면 사실상 차이가 없는 규모다.

또 지난 8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도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달 동안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는 0.4%p 상승한 상황이다. 전체 가계대출 가운데 고금리대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신한은행의 하반기 가계대출 수익성은 상반기보다 더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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