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차기 일본 총리. (출처: 뉴시스)
기시다 후미오 차기 일본 총리. (출처: 뉴시스)

비둘기파 분류되지만… 아베와 큰 차이 없어

[천지일보=이솜 기자] 일본 차기 총리로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64)이 29일 선출됐다.

이날 집권 자민당 총재 결선 투표에서 기시다 전 외무상이 257표를 얻어 170표에 그친 고노 다로 전 행정개혁장관을 이겼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게 패배했던 기시다 전 외무상의 1년 만의 승리다. 기시다 전 외무상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급증한 후 사퇴를 선언한 스가 총리의 뒤를 이을 것이다.

자민당이 중의원에서 단독 과반을 차지하고 있고, 참의원에서도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손잡고 과반을 점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결선 투표에서 결정된 새 총재는 내달 4일 소집되는 임시 국회에서 차기 총리로 선출된다.

기시다 전 외무상은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미일 동맹을 지지하고 중국의 군사적 팽창을 우려한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그는 또한 코로나19 확산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들로 일본 경제를 침체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공격적인 정부 지출을 선호한다.

기시다 전 외무상의 첫 번째 도전은 11월 7일 또는 14일에 치러질 중의원 선거다. 

그는 선거유세 기간 동안 일본은 중국과 북한을 포함한 잠재적 적국에 대한 미사일 타격 능력을 구축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자민당이 대체적으로 보수적이고 친기업적이지만 기시다 전 외무상은 경제에 대해 다른 입장을 취해왔다. 그는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 부를 보다 적극적으로 재분배하는 ‘새로운 일본식 자본주의’를 요구했다.

2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당 총재 선거에서 257표로 승리한 기시다 후미오가 손을 흔들고 있다. (출처: 뉴시스)
2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당 총재 선거에서 257표로 승리한 기시다 후미오가 손을 흔들고 있다. (출처: 뉴시스)

기시다는 절제된 지도자로 평가된다. 그는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당 원로들 사이의 지지가 축적되면서 정상에 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그는 정가 출신이나 고위 관료 출신 귀족들의 본거지로 알려진 자민당 내 계파를 이끌고 있다.

그는 2012~2017년 외무상으로 재임했는데 2015년 말 한일 위안부 합의를 주도하기도 했다. 기시다는 자민당 내에서 한일관계를 중시하는 비둘기파로 분류되면서도 국가 안보, 강제징용 및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은 아베 신조 전 총리와도 별 차이가 없다.

과거 기시다 전 외무상은 아버지의 직장 때문에 몇 년 동안 미국 뉴욕 퀸즈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도쿄대 법대 입시에 3번이나 떨어졌던 그는 도쿄의 사립대 와세다에서 공부했다.

그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같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 일본 은행에서 일했다. 히로시마 출신의 기시다는 핵무기 폐지를 ‘평생의 업’이라고 부르기도 했으며 2016년에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히로시마에 방문하도록 도왔다.

두 아들의 아버지이기도 한 기시다는 자신의 경청 기술을 자랑하며 일본 국민들은 ‘관용의 정치’를 원한다고 주장해왔다. 일본 프로 야구팀 히로시마 도요 카프의 열렬한 팬인 기시다는 애주가로도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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