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수립 73주년 경축 민간ㆍ안전무력 열병식(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9일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정권수립 73주년(9ㆍ9절) 경축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2021.9.9
북한, 정권수립 73주년 경축 민간ㆍ안전무력 열병식(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9일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정권수립 73주년(9ㆍ9절) 경축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2021.9.9

‘정권수립일’ 73주년 열병식

김정은 참석했지만 연설 안해

전문가 “열병식, 체제 결속용”

北도발 아닌 열병식 선택 관측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9‧9절) 73주년을 맞아 9일 자정에 우리 쪽의 예비군격인 노농적위군과 경찰격인 사회안전무력의 열병식을 진행했다.

북한의 ‘비정규군’이 참가한 이번 열병식은 제재에 따른 경제난과 자연재해, 방역 문제 등 삼중고 속 새 전략무기 공개를 통한 군의 위력 과시보다는 내부 결속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예비군·경찰 열병식 개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공화국 창건 73돌 경축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이 수도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성대히 거행됐다”며 “9일 0시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김정은 동지께서 열병광장 주석단에 나오셨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열병식에 참석은 했으나 연설은 하지 않았다. 대신 리일환 당 비서가 연설을 맡아 “오늘의 장엄한 열병식은 공화국의 아들딸들이 사랑하는 어머니 조국에 드리는 가장 숭고한 경의”라고 말했다.

이날 열병식은 노농적위군과 사회안전무력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사열을 했고, 각 도의 노농적위군 열병부대들은 도당 책임비서들의 인솔 하에 행진했다.

노농적위군은 지난 1959년 1월 14일 창설된 북한 최초의 민간 군사조직이다. 평시에는 공장·농장에서 일하면서 민방위 업무를 하고, 유사시엔 군과 함께 지역 방어 임무와 같은 정규군 보충, 군수품 수송 임무를 수행한다.

민생 치안을 담당하는 사회안전군 장병들, 오토바이·트랙터 등을 동원한 기계화종대들이 등장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방역을 맡은 비상방역종대와 보건성 종대도 열병식에 참가했다. 하지만 관심을 모았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최신 전략무기는 나오지 않았다.

열병식은 시작할 때와 마칠 때 축포로 장식됐고, 열병식 이후에는 광장에서 청년·학생들의 야회가 이어졌다. 이날 주석단에는 리일환·정상학·오수용·태형철 당 비서와 김재룡 당 조직지도부장, 오일정 당 군정지도부장,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 정경택 국가보위상 등이 자리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전날 정권수립 73주년 경축행사에 참가한 노력혁신자·공로자들과 함께 하는 연회에 참석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9일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정권수립 73주년(9ㆍ9절) 경축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2021.9.9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9일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정권수립 73주년(9ㆍ9절) 경축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2021.9.9

◆北 심야열병식 의도는

북한이 심야 열병식을 연 것은 지난해 10월 10일 당 창건 기념일과 올 1월 14일 8차 당 대회를 기념한 열병식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미국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지난 1일(현지시간) 북한이 평양 미림 열병식 연습장에서 군 부대 편대가 관찰되고 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정황 포착에 올해 정권수립일은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은 아니지만 김정은 위원장 집권 10년차라는 의미가 있는데다 심화하는 경제난 속 대내외 과시 차원에서 열병식이 열릴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었다

이날 열병식은 정규군이 아닌 각 지방의 노농적위군, 사회안전군과 각 지역 단위별 종대가 참석하는 형식이어서 눈길을 끌었는데, 신형 무기 등을 등장시키지 않은 것을 보면 군사력 과시보다는 ‘내부 결속’에 중점을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북한의 경제난 등 어려운 상황이 반영된 것 같다. 군사력 과시보다는 체제 결속에 중점을 둔 것 같다”면서 “대남대미 메시지가 없는 건 이전에 많은 얘기들을 해왔고, 신무기는 선보일 정도로 진척이 안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한마디로 ‘내부 결속용’이다. 열병식 규모가 축소됐고 민간 비정규군의 참가 등은 사기 진작의 의미가 큰 것 같다”며 “외부적으로는 그간 북한이 한미 연한훈련에 대해 강한 반발을 해왔는데, 도발보다는 열병식 정도 차원에서 마무리하려고 하지 않나 싶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군과 정보당국에 따르면 이날 열병식은 0시부터 약 1시간가량 실시됐고, 규모도 최근 열렸던 열병식과 비교해 다소 축소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열병식의 구체적인 상황을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9·9절') 73주년을 맞아 자정에 남쪽의 예비군격인 노농적위군과 경찰격인 사회안전무력의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2021.9.9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9·9절') 73주년을 맞아 자정에 남쪽의 예비군격인 노농적위군과 경찰격인 사회안전무력의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202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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