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 아프가니스탄 북동부 판지시르에서 저항군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출처: 뉴시스)
8월 25일 아프가니스탄 북동부 판지시르에서 저항군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6일 저항세력의 최종 거점 지역인 판지시르 지역을 점령해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한지 일주일 만에 완전한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이 전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판지시르 계곡을 완전히 정복했다고 밝혔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알라의 도움과 우리 국민의 지지에 힘입어 이슬람 에미리트는 완전한 지배권을 장악하게 됐다”며 “이 나라의 평화와 안보를 확립하기 위한 우리의 마지막 노력이 성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아프간 민족저항전선(NRF)의 한 고위 관계자는 탈레반이 판지시르 계곡을 차지했음을 확인했다. 그는 WP에 “판지시르가 쓰러졌고 탈레반은 관공서를 장악했다”며 “탈레반 대원들이 주지사의 집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 지역 목격자들도 AP통신에 수천명의 탈레반 조직원들이 밤새 판지시르 8개 지구를 점령했다고 전했다.

전날 NRF는 분쟁 종식을 위한 종교학자들의 협상 제의를 환영한다며 사실상 휴전 제의를 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 탈레반은 수십대의 전투기를 실은 차량과 함께 판지시르 계곡으로 집결했다.

아흐마드 마수드 NRF 대표는 자신은 안전한 곳에 있으며, 저항세력에 합류한 암룰라 살레 전 제1부통령은 타지키스탄으로 도망쳤다고 밝혔다. 살레 전 부통령은 지난 3일 녹화된 영상에서 자신이 현재 어려운 상황 가운데 있으나 국외로 도망쳤다는 보도는 “전혀 근거가 없다”면서 이를 반박해왔다.

NRF는 6일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전투를 계속하기 위해 계곡 전역의 모든 전략적 위치에 저항군이 주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아프간 국민은 신의 도움으로 자유와 정의를 얻을 때까지 저항이 계속될 것임을 확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탈레반의 승리는 저항군과의 장기간에 걸친 격렬한 전투에 뒤이어 이뤄졌다. 저항군은 지난 달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한 지 며칠 만에 판지시르 계곡에 기지를 설치했다. 이들은 1990년대 탈레반과 1980년대 소련의 점령에도 이 지역을 지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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