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인간 로지. (출처: 로지 인스타그램 캡처)
가상 인간 로지. (출처: 로지 인스타그램 캡처)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비대면이 일상화하면서 메타버스(Metaverse)가 MZ세대(18세~34세)를 중심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버추얼 인플루언서’ 즉 가상 인간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MZ세대 등 주 소비층의 취향에 맞게 만들어지며 실제 사람과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작된다. 영원히 늙지 않으며 시간·공간 제약이 없고 부적절한 사생활 등으로 구설에 휘말릴 일도 없다. 코로나 시대에 상업적 용도로 주목받는 이유다.

1년 광고 매출만 10억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며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5만명을 넘은 가상 인플루언서가 있다. 이름은 오로지, 나이는 22살이며 170㎝를 넘는 키에 동·서양의 이미지가 절묘하게 섞인 외모, 강한 개성을 가진 여성이다. 지난해 8월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전문기업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가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얼굴형을 모아 3D 합성 기술로 로지를 탄생시켰다.

로지는 실제 사람인 것처럼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며 사람들과 소통했고 지난해 12월 자신이 가상 인간이라는 것을 밝혔다. 큰 인기에 힘입어 호텔, 전기차, 패션 브랜드, 심지어 환경 캠페인 모델 자리까지 꿰찼다. 지난 7월에는 보험사 신한라이프가 로지를 광고모델로 발탁해 화제가 됐다. 광고 영상에서 로지는 숲속과 도심, 지하철을 넘나들며 춤을 췄다.

가상 인플루언서의 활동 영역은 패션·뷰티뿐 아니라 유통업계까지 불 번지듯 빠르게 확대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모든 광고·판매·쇼핑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어갔기 때문이다. 이때 부상한 것이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의 개념이었고 가상 인간까지 비대면 특수를 누려 새로운 사업 기회로 떠올랐다. 향후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 더 고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와 더불어 가상 인간의 흥행 여부는 기술력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가상 인간은 더 그렇다. ‘실제 사람과 같은 느낌’을 주는 가상 인플루언서를 제작할 의도라면 더욱 그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 너무 CG 티가 나거나 가짜인 듯이 부자연스럽다면 ‘불쾌한 골짜기’ 느낌만 주고 가짜가 사람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만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로지 이후에 많은 사업자가 가상 인간 개발에 뛰어들면서 다른 가상 인간들도 공개됐다. 롯데홈쇼핑은 가상의 패션모델이자 쇼호스트가 될 ‘루시’를 개발했다. 스마일게이트는 가상 인간 한유아를 공개해 배우와 가수 등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자회사를 통해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세우고 가상 아이돌 띄우기에 나섰다. CJ ENM은 최근 실시간 3D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인 에이펀인터랙티브 전략적 사업 제휴를 맺고 디지털 가상 인간을 개발해 세계 시장에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CJ ENM 산하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인터넷 스타들을 위한 기획사) 다이아 티비도 네이버 제트와 협업해 제페토에 가상 인플루언서를 론칭하기도 했다.

가상 인간 로지의 인스타그램 프로필. (출처: 로지 인스타그램 캡처)
가상 인간 로지의 인스타그램 프로필. (출처: 로지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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