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페토 캐릭터가 자유롭게 다른 유저를 만날 수 있다. (출처: 제페토 앱 내 화면 캡처)
가상 세계에서 캐릭터가 자유롭게 다른 캐릭터를 만나고 있다. (출처: 제페토 앱 내 화면 캡처)

‘블루오션’ 성장 가능성 큰

현실-가상 세계, 메타버스

코로나19 속 만남 가능해

기업들, 앞다퉈 진출·투자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나를 대신한 캐릭터가 온라인 세계에서 경제 활동을 영위하고, 놀고, 공부한다. 이곳에서 나는 현실과 다름없는 활동을 할 수 있다. 요즘 뜨겁다는 메타버스 얘기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현실과 가상 세계가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시장을 말한다.

사실 메타버스는 인터넷이 나온 시점부터 꽤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해 왔다. 다만 가상 세계를 구현하는 기술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발달한 오늘날에 이르러 그 진가가 제대로 주목받게 된 것이다. 특히나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신음하는 이때 만남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더욱 각광받고 있다.

최근 국내외 사업자들이 너나 할 거 없이 메타버스에 투자하며 분주한 발걸음을 보이고 있다. 또 교육, 간담회, 콘서트, 이벤트, 입학식 등을 메타버스를 통해 진행한 기관·기업·학교도 많다. 이미 메타버스는 우리 생활에 가까이 와 있고 앞으로도 우리 삶에 크게 자리 잡을 전망이다.

다만 이 모든 건 기술이 얼마나 실감 나게 가상 세계를 구현하는지에 달렸다.

◆생소한 개념 아냐… 게임이 대표적

메타버스를 아직 들어보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게임부터가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 많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제페토다. 셋 다 MZ세대를 중심으로 1억~3억의 무수히 많은 유저 수를 자랑하며 거대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현실과 비슷한 메타버스의 속성 때문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게임 내 자신의 캐릭터(아바타)를 꾸미고 다양한 콘텐츠(게임)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만의 개성을 나타내고 싶은 젊은 층의 니즈를 충족했고 1인 브랜드화 트렌드에 맞아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들 게임 내에서는 자신의 개성에 맞게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제페토가 특히 이 기능에 특화돼 있다. 게임 내 재화를 통해 옷을 사는 등 캐릭터의 외형을 계속해서 꾸밀 수 있다. 로블록스와 마인크래프트도 캐릭터의 외형·스킨을 원하는 대로 변경할 수 있다. 캐릭터가 레고와 같은 네모난 모양이라는 것만 다르다.

이뿐 아니라 플랫폼 각각의 강점이 있다. 로블록스는 콘텐츠 수가 독보적이다. 로블록스 안에는 5000만개가 넘는 게임이 있다. 심지어 본인이 직접 게임이나 콘텐츠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

마인크래프트는 샌드박스형 게임으로 여러 가지 블록을 가지고 건축물을 지을 수도 있고 엔더 드래곤을 잡으러 떠나는 등의 모험 요소도 있다. 이 외에도 자유도가 높다는 점을 이용해 다양한 텍스처팩, 모드 등을 접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즐길 수도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담당이 가상현실 공간에서 음성 채팅으로 이프랜드의 사업 목표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SK텔레콤 영상 캡처)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대표가 가상현실 공간에서 음성 채팅으로 이프랜드의 사업 목표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SK텔레콤 영상 캡처)

◆“지금이 기회!” 신규 메타버스 진출 열풍

SK텔레콤은 지난 19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프랜드’를 모임에 특화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대중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핵심은 ‘수익화’다. SK텔레콤은 메타버스 인플루언서를 모집했고 이를 통해 가상 화폐, 거래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게 목표다. 이프랜드는 앞으로 고객 니즈를 반영해 마켓 시스템 및 공간 제작 플랫폼 등을 적용하고 대학축제·K팝 팬미팅 등 대형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프랜드는 메타버스에 친숙한 MZ세대가 본인만의 개성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여러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누구나 자신만의 메타버스 세계를 만들고 소통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으로 진화해 나갈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연내 이프랜드 내에서 다양한 아이템을 구매하고 판매할 수 있는 마켓 시스템을 선보인다. 고객 누구나 본인만의 의상이나 아이템을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플랫폼을 이프랜드에 적용하고 이용자 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메타버스 기반 신규 게임도 나온다. 26일 펄어비스는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현한 도깨비(몬스터) 수집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CCOWAA) 게임 ‘도깨비’의 최신 영상을 세계 3대 게임쇼 독일 ‘게임스컴 2021’의 개막 행사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ONL)’에서 공개했다.

도깨비는 주인공이 도깨비(몬스터)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스토리를 메타버스 오픈월드에 구현한 게임으로 순수 우리말 게임명을 가진 글로벌 콘텐츠다. PC와 콘솔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개발되고 있다.

메타버스 기업을 인수한 기업도 있다. 컴투스는 25일 메타버스 기업 위지윅스튜디오의 경영권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게임 중심의 글로벌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시각효과(VFX)·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산하에 드라마 제작사인 래몽래인과 XR 콘텐츠 엔피 등 다수의 미디어·콘텐츠 자회사를 두고 있다. 미디어·콘텐츠에 위지윅스튜디오의 기술력을 더하고 메타버스까지 잡겠다는 행보로 분석된다.

◆수익화도 필요하지만 기술도 중요해

3차원(3D) 콘텐츠 및 플랫폼 개발 업체인 유니티코리아의 김범주 에반젤리즘 본부장은 26일 ‘메타버스가 가져올 변화와 기업의 대응’이란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메타버스가 수년 내로 우리 일상에 아주 근접하게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본부장은 그 이유를 5세대(5G) 이동통신 등 통신 인프라가 빠르게 구축되고 있고 가상현실(VR) 기기나 그래픽 장치 등과 같은 기술 장치들이 업그레이드되고 있기 때문으로 봤다. 그는 “현장에서 보면 VR·AR(증강현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10년 이내에 가상현실 기기들이 게임기처럼 널리 보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인터넷 속도와 고도화된 기술로 구현한 실감 나는 가상 세계, 몰입감을 더해주는 장비들까지 갖춰진다면 메타버스는 모든 사람이 즐기는 산업이 될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 괄목할만한 기술이나 콘텐츠는 없다. 인프라도 개발 중에 있고 완전한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5G다. 사실 메타버스 시장의 부흥은 코로나19로 인해 앞당겨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수익화에 있다. 초기 메타버스 시장에서 수익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많은 투자가 이어져 기술적으로 빠른 고도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페토에서는 캐릭터를 꾸밀 수 있다. (출처: 제페토 앱 내 화면 캡처)
가상 세계에서 활동할 캐릭터가 만들어지고 있다. (출처: 제페토 앱 내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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