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 빼먹기’ 대책 나왔다… 공정위 ‘배민·요기요’ 약관시정

[천지일보=조혜리 기자] 배달하는 과정에서 일부 음식이 사라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배달앱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도록 한 불공정 약관이 수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달앱인 배달의민족(배민)과 요기요가 소비자 및 음식업주와 맺은 약관을 심사해 일부 불공정 약관을 시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의 기존 약관은 배달하는 음식 일부가 사라지거나, 배달이 지연되는 등 주문·배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소비자에게 손해가 발생해도 배달앱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도록 규정했다.

이에 공정위는 배달앱을 통한 주문에서 ‘음식의 주문’ 및 ‘주문한 음식의 배달’까지를 계약 내용에 포함했다. 배달앱에서 음식 가격뿐 아니라 배달비까지 포함해 결제하는 점을 고려해 배달앱이 부담해야 할 법적 책임을 면제할 수 없도록 약관을 고친 것이다.

배달앱 사업자의 자의적인 판단이나 사전에 소비자에게 동의받지 않은 단순 운영정책에 반한다는 이유로 소비자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없도록 조항을 고쳤다.

또 소비자의 게시물을 사전 통보 없이 삭제하지 못한다. 게시물의 차단 등 임시 조치는 즉시 취할 수 있되 삭제 등 영구적인 조치를 하려면 소비자에게 그 내용을 알려야 한다.

회사의 잘못으로 인해 소비자에게 손해배상을 할 경우 그 방식과 액수를 회사가 자의적으로 정하는 조항과 탈퇴한 소비자의 게시물을 동의 절차 없이 제3자와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수정됐다.

배달앱이 음식업주와 계약을 해지하거나 자격을 정지할 때 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시해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없도록 했다. 사전 통지 절차도 보장하고, 다만 중대하고 명백한 위법 상태가 계속되는 경우 등 한정된 조건에서는 사전 통지 없이 회원 자격을 정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음식업주의 리뷰 차단 등 임시조치는 즉시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음식업주의 이의제기 절차를 보장했다. 게시물을 영구적으로 삭제하거나 리뷰작성 권한을 제한하려면 사전에 음식업주에 관련 내용을 알리도록 했다.

배민과 요기요는 이달 중 약관 변경을 소비자 및 입점 업주에게 공지하고, 내달 변경 약관을 적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