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님 태극기(앞면)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8.12
데님 태극기(앞면)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8.12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8.15광복절을 앞두고 태극기와 광복군 유물 등 항일독립유산들을 대거 보물과 문화재로 지정‧등록 예고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12일에 열린 ‘제4차 동산문화재분과위원회’의 심의에 따라 ‘데니 태극기’와 ‘김구 서명문 태극기’ ‘서울 진관사 태극기’ 등 태극기 유물 3건은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데니 태극기(데니 太極旗)’는 고종의 외교 고문으로 활동한 미국인 오웬 니커슨 데니(Owen Nickerson Denny, 1838~1900)가 소장했던 것이다. 1891년 1월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가지고 간 것을 1981년 그의 후손이 우리나라에 기증해 지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학계에서는 이 태극기가 데니의 유품 중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그가 조선에 마지막으로 머문 해인 1890년을 제작의 하한연대로 보고 있다.

‘데니 태극기’는 세로 182.5㎝, 가로 262㎝로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옛 태극기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클 뿐 아니라 우리나라 국기 제정의 초창기 역사를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라는 점에서 뜻깊은 사료다.

우리나라에서 국가를 상징하는 국기를 처음 만들어 사용한 시기는 1882년 9월이었고 1883년 3월 6일 고종은 전국에 사용토록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19세기 말 한국의 국기가 반포된 이래 그 모습을 그리거나 기록한 자료들은 일부 남아 있지만 실물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데니 태극기’는 우리나라 국기 변천사를 연구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된다.

김구 서명문 태극기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8.12
김구 서명문 태극기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8.12

‘김구 서명문 태극기(金九 署名文 太極旗)‘는 1941년 3월 16일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회 김구(金九, 1876~1949) 주석이 독립의지를 담은 글귀를 적어 친분이 있던 벨기에 신부 매우사(梅雨絲, 본명 샤를 메우스 Charles Meeus)에게 준 것이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매우사 신부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부인 이혜련 여사에게 이 태극기를 전했고, 후손들이 보관하다가 ‘안창호 유품’ 중 하나로 1985년 3월 11일 독립기념관에 기증됐다.

세로 44.3㎝, 가로 62㎝ 크기의 비단 천에 청색과 홍색의 천으로 태극을 만들어 붙이고, 흑색 천으로 4괘를 덧대어 제작한 소형 태극기이다. 깃대는 오른쪽에 천을 덧대어 만들었으며, 괘는 가로 상단에 건괘(乾卦)와 감괘(坎卦), 하단에 이괘(離卦)와 곤괘(坤卦)가 배치돼 있다. 깃대와 괘의 사이에는 김구 선생의 친필로 묵서 4줄 143자가 쓰여 있고 마지막에 ‘김구(金九)’라고 새겨진 작고 네모난 인장이 찍혀 있다.

이 태극기의 가장 큰 역사적 의의는 김구와 안창호로 대표되는 일제강점기 해외 독립운동가들의 활동과 한국인들의 광복에 대한 염원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는 사실이다. 서명문에서 김구는 망국의 설움을 면하고 자유와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 광복군을 도와줄 것을 강하게 호소했다.

서울 진관사 태극기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8.12
서울 진관사 태극기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8.12

‘서울 진관사 태극기(서울 津寬寺 太極旗)’는 2009년 5월 26일 서울시 은평구 진관사의 부속건물인 칠성각(七星閣)을 해체·복원하는 과정에서 내부 불단(佛壇) 안쪽 벽체에서 발견된 것으로, 태극기에 보자기처럼 싸인 독립신문류 19점이 함께 발견됐다. 신문류는 ‘경고문’ ‘조선독립신문’ ‘자유신종보(自由晨鐘報)’ ‘신대한(新大韓)’ ‘독립신문’ 등 5종으로, 1919년 6월 6일부터 12월 25일까지 발행된 사실로 미루어 진관사 소장 태극기 역시 3.1만세운동이 일어나고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 즈음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별도로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성립 전례식 서명문 및 축하문’ ‘한국광복군 기관지 광복(光復)’ ‘한국광복군 훈련교재 정훈대강’ ‘김좌진 장군 사회장 약력서’4건은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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