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에게 당 배지를 가슴에 달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8.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에게 당 배지를 가슴에 달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8.2

합당문제도 해결 과제

경선 주도권을 둘러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갈등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 대표가 여름 휴가에 돌입했고 윤 전 총장은 코로나19 확진자 밀접 접촉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내키지 않은 일시적 휴전이 이뤄진 셈인데, 양측 간 힘겨루기가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어 언제든 갈등이 재연될 우려가 나온다.

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유력 주자인 윤 전 총장을 태운 국민의힘 경선버스가 정류장에서 출발도 하기 전부터 덜컹거리고 있다.

운전자를 자처하는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간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있는 데다, 독자행보를 걷고 있는 윤 전 총장을 향한 탑승자들의 공세까지 더해지면서 시끄러운 모양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정진석 의원은 윤 예비후보의 행사 불참에 대해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당 대선후보 경선의 주인공은 후보들이지 당 지도부가 아니다”라며 “우리 후보들은 푸른 등을 반짝이며 바다를 헤엄치는 고등어처럼 싱싱하게 삶의 현장으로 뛰어야 할 때”라고비판했다.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6일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가운데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주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8.6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6일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가운데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주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8.6

정 의원은 국민의힘 후보 간 체급을 언급하며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그는 “멸치와 고등어, 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다. 자기가 잘 클 수 있는 곳에서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며 “우리 당 후보 가운데는 이미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분들도 있는데,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다 한데 모아서 식상한 그림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윤 예비후보를 돌고래로 다른 후보들을 멸치와 고등어로 표현한 것인데 이에 이준석 대표는 “저는 멸치와 돌고래에게 공정하게 대하는 것이 올바른 경선 관리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대선 예비후보인 박진 의원도 “당이 마련한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대선 후보 전에 당원으로서의 최소한의 의무”라며 “당원의 의무는 다하지 않고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의원은 “돌고래는 사육사가 던져주는 생선에 따라 움직이는 조건 반사적인 물고기에 불과하다”면서 “돌고래 진영에 합류한 일부 국회의원들이 떼를 지어 다른 국회의원들에게 조속히 합류하라고 협박성 권유를 한다고 한다. 꼭 하는 짓들이 레밍과 유사하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원팀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당 대선 예비후보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부 후보들의 당 행사 불참을 놓고 당 지도부와 캠프 간 설전이 이어지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면서 분위기 좋던 국민의힘 경선판이 한순간에 살얼음판이 됐다”며 “오해 위에 불신을 쌓는 자극적인 발언을 멈추고 정권교체의 대의를 상기하자”고 제안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대선후보 경선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이렇게 혼란스러우면 과연 정권교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스럽다”며 “외부에서 보면 우리 당이 콩가루 집안처럼 보일 텐데 정권교체에 도움이 안 되는 어떤 행동도 해당 행위란 것을 명심해 모두가 말을 조금 줄여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최근 당내에서 우리 당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당 대표의 권위가 훼손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측 간 감정싸움은 일단락된 것 같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구체적으로 당내 대선주자들의 세 불리기 경쟁을 포함해 경선 일정 확정 등이 꼽힌다.

국민의힘 밖으로 범위를 넓히면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가 있는데 안철수 대표는 이번주 숙고의 시간을 갖고 결심이 서는대로 합당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르면 이주 안에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이지만, 합당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은 적은 상황이다. 이 경우 합당 불발에 대한 책임론을 두고 양당의 신경전이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대로 안 대표가 합당 결단을 내린다면 휴가에서 돌아오는 이 대표의 어깨는 한결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유승민 대선 경선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간담회에는 이준석 대표 및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과 김태호, 박진, 안상수, 유승민, 윤희숙, 원희룡, 장기표, 최재형,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가나다순) 등 후보자 11명이 참석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7.2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유승민 대선 경선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간담회에는 이준석 대표 및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과 김태호, 박진, 안상수, 유승민, 윤희숙, 원희룡, 장기표, 최재형,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가나다순) 등 후보자 11명이 참석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7.29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