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AP/뉴시스]지난달 29일 도쿄올림픽 경기가 열릴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의 앞으로 차들이 지나가고 있다. 도쿄올림픽은 오는 23일 개막한다.
[도쿄=AP/뉴시스]지난달 29일 도쿄올림픽 경기가 열릴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의 앞으로 차들이 지나가고 있다. 도쿄올림픽은 오는 23일 개막한다.

일본 욱일기도 금지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대한체육회가 17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요청으로 도쿄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한국 선수단 거주층에 내건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결국 철거했다.

체육회는 이날 보도 자료를 내고 “IOC 관계자가 전날 대한민국 선수단 사무실을 방문해 현수막 철거를 요청했고, 서신으로도 ‘현수막에 인용된 문구는 전투에 참여하는 장군을 연상할 수 있기에 IOC 헌장 50조 위반으로 철거해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다”고 밝혔다.

IOC의 요청에 체육회는 즉시 해당 현수막 문구와 관련해 “코로나19 시기 선수들 뒤에 국민들이 있다는 뜻을 담은 메시지로, 정치적 메시지는 없었다”고 우리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한 뒤, “경기장 내 욱일기 응원에 대해서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후 IOC가 모든 올림픽 경기장에서 욱일기를 사용하는 것도 올림픽 헌장 50조를 적용해 판단하기로 약속하자 체육회는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철거하기로 상호 합의했다. 체육회는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어떠한 불이익이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IOC 올림픽 헌장 50조는 경기장 등 어떤 장소에서건 올림픽 기간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을 불허한다고 규정한다.

앞서 체육회는 지난 14일 도쿄올림픽 선수촌의 대한민국 선수단 숙소가 있는 층에 태극기와 함께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한글 현수막을 제작해 태극기와 함께 걸었다.

현수막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임금에게 올린 장계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아직도 제게 열두 척의 배가 있고, 저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에서 착안한 문구로, 온 국민의 응원을 등에 업고 결연한 각오로 도쿄올림픽에 임하겠다는 재치 있는 메시지로 화제가 됐다.

하지만 도쿄 스포츠 등 일본 현지 언론은 이튿날 이를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문제 삼고 “한국 선수단이 선수촌에 반일 현수막, 불쾌한 전시 메시지를 담은 반일 현수막을 내걸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극우 세력도 일본 제국주의 전범기의 상징인 욱일기를 들고 나와 흔들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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