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 취임식을 재현한 밀랍인형. ⓒ천지일보 2021.7.5
박정희 전 대통령 취임식을 재현한 밀랍인형. ⓒ천지일보 2021.7.5

경제개발 사진·자료·영상 전시

상설전시장, 5개 주제로 준비

유품·국내외서 받은 선물 등

컬링·당구·슐런 등 체험공간도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무더위가 상승세를 타는 지난 6월 30일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이 문을 열었다. 

본지 기자가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을 방문한 지난 2일. 건물 입구 1층부터 3층까지 뚫린 높은 층고가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했다. 역사자료관 건물은 경북 구미 상모사곡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바로 인근에는 최근 다시 문을 연 새마을운동테마공원과 박 전 대통령의 생가도 함께 자리해 있다. 

역사자료관은 오는 9월 정식 개관을 앞두고 예비 개관을 진행하고 있다. 사전예약을 통해 시간마다 50명의 인원이 관람할 수 있도록 구미시가 야심차게 운영하고 있지만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은 다섯 손가락에 겨우 꼽을 정도였다.

1층에는 구미국가산업단지 조성과 과거 구미 시가지 모습 등이 담긴 사진들이 전시돼 있었다. 또 역사자료관의 핵심인 박 전 대통령의 유품이 보관된 수장고가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부는 볼 수 없게 가려져 있었다. 2층에 들어서면 상설전시장 입구의 대형 미디어월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잘살아보세’라는 주제로 구미시의 발전과정과 미래를 담은 실감 영상이 3분 단위로 반복 상영됐다.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지난 6월 30일 구미시 상모동에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이 개관한 가운데 시민이 전시관을 관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7.5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지난 6월 30일 구미시 상모동에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이 개관한 가운데 시민이 전시관을 관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7.5

◆당시 근대화, 구미산업화 담아

상설전시장은 5개의 주제로 준비됐다. 본격적인 관람에 앞서 박 전 대통령 취임 이전 상황을 유성가요 3곡에 맞춰 7면의 영상이 상영됐다.

전시물은 과거 박 전 대통령의 추진 사업과 영상자료, 기념자료가 구성됐다. 박 전 대통령의 취임식 현장과 경부고속도로 사업을 추진·점검하는 모습을 재현한 밀랍 인형으로 사실감을 더하고 외자 도입, 베트남 파병,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관련 자료 등을 통해 산업화 시작과 진행을 살펴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출 지향적 산업화 전략으로 우리나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알 수 있다. 

또 구미국가산업단지의 계획도, 평면도 등의 내용도 비중 있게 다뤘다. 출구 쪽에 위치한 영상실에는 박 전 대통령이 시행한 주요 정책에 따라 우리나라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보여주는 ‘한강의 기적’ 영상도 상영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생전에 사용했던 가구들. ⓒ천지일보 2021.7.5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생전에 사용했던 가구들. ⓒ천지일보 2021.7.5

◆박 전 대통령 유품 일부 전시

이번 역사자료관의 핵심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과 국내외에서 받은 선물 등은 유품 전시실에 전시됐다.

해당 유품들은 구미시가 지난 2004년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에서 5649점을 위탁받아 선산출장소에서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수장고에서 보관·관리하고 있으나 이 중 320점만 2층에 전시돼 대중에게 공개됐다.

역사자료관 3층에 있는 아카이브실은 박 전 대통령 관련 자료를 검색하고 도서를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됐다. 또 아카이브실 컴퓨터를 통해 공개되지 않은 수장고 자료들도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지난 6월 30일 구미시 상모동에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이 개관한 가운데 시민들이 개관기념 특별전 ‘열정으로 빛낸 대한민국 스포츠’를 관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7.5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지난 6월 30일 구미시 상모동에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이 개관한 가운데 시민들이 개관기념 특별전 ‘열정으로 빛낸 대한민국 스포츠’를 관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7.5

◆개관 특별전 ‘대한민국 스포츠’

기획전시관에는 오는 10월에 진행되는 제102회 전국체육대회와 제4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기 위해 특별전 ‘열정으로 빛낸 대한민국 스포츠’가 마련됐다.

전시관 입구에서부터 우리나라 체육정책의 변천과정과 국제 스포츠 경기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거둔 성과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다.

또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대형 국제 스포츠 경기대회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가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한 모습도 보여줬다. 전시관 한편에는 체험공간을 마련해 컬링, 당구, 장애인스포츠 종목인 슐런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천지일보 2021.7.5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천지일보 2021.7.5

◆여러 논란 속의 역사자료관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은 사업과정에서 적절성과 전시관 이름에 대한 논란은 계속됐다. 2018년 장세용 구미시장의 취임 후 역사자료관의 건립을 취소하거나 다른 용도로 바꿔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역사자료관은 구미시가 박정희 전 대통령 출생 100년째인 2017년 11월부터 국비 64억원 등 총 159억원을 들여 공사에 착수해 3년 7개월 만에 개관했다. 우여곡절 끝에 개관한 역사자료관은 3개월간의 시범 운영을 통해 보완점을 개선해 오는 9월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이날 자료관 관람을 마치고 나온 박정은(가명, 27, 남, 경기도 인천시)씨는 “구미의 유명한 랜드마크가 박정희대통령 생가라고 해서 와 봤다. 이것저것 볼 것은 있었지만, 160억원이라는 예산을 들여서 세워진 것치고는 새마을운동테마공원 전시실과 내용이 상당부분 겹치는 것 같다”면서 “당시 시대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전시했다는 느낌보다는 한 지도자의 신화만을 내세운 것 같아 아쉬운 점이 컸다”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