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건물 (출처: 연합뉴스)
산업은행 건물 (출처: 연합뉴스)

이례적 재입찰 과정에 비판 잇따라

졸속·특혜 매각의혹 조사 국민청원도

중흥S클래스, 기대감에 가격 오르기도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대우건설 입찰 과정에서 이례적인 재입찰이 진행되면서 ‘초단기간 입찰’ ‘특혜매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KDB인베스트먼트(KDBI)는 5일 이와 관련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KDBI는 이날 오후 3시 비대면 온라인 화상으로 대우건설 매각 관련 기자간담회를 연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의 입찰 과정에서 재입찰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입찰자에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면서다.

KDBI는 지난달 25일 매수희망자들로부터 인수 제안서를 접수했다. 29일 입찰요건을 충족한 제안자가 기존에 제출한 내용에 대해 수정 제안을 요청했다. KDBI는 이를 받아들였고 이달 2일에 수정된 제안서를 수령했다. 재입찰을 진행한 것이다. KDBI는 주관사들과 최초 내용과 수정 사항을 검토하고 이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대우건설 노동조합이 2일 서울 을지로 대우건설 본사 앞에서 매각대응 비상대책위원회 출정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출처: 뉴시스)
대우건설 노동조합이 2일 서울 을지로 대우건설 본사 앞에서 매각대응 비상대책위원회 출정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출처: 뉴시스)

같은 날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산업은행과 KBDI가 25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본입찰에 돌입하고 7일 만에 재입찰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초단기간 만에 본입찰을 강행하는 비상식적 행보를 자행했고, 본입찰에 예상대로 DS네트웍스 컨소시엄과 중흥건설 두 개 업체만이 참여해 처음부터 짜고 치는 돈 놀이판이었음을 증명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최초입찰 7일 만에 중흥건설이 입찰가를 높게 썼다는 이유로 재입찰한다”며 “이 같은 상식 밖의 결정이야말로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밀실·특혜매각”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날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선 ‘대우건설 매각과정 관련 졸속, 특혜 매각 의혹을 수사해 주시기 바랍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입찰가를 높게 썼다는 이유로 재입찰을 진행하는 것은 특정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밀실·특혜 매각”이라며 “정책금융기관이 주도하는 국가자산 매각을 이렇게 졸속으로 진행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투자은행 및 업계에 따르면 본 입찰에서 중흥건설은 2조 3000억원,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1조 8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은 재입찰의 원인을 두고 입찰가 차이 5000억원을 꼽는다.

대우건설 사옥 을지트윈타워. (출처: 연합뉴스)
대우건설 사옥 을지트윈타워. (출처: 연합뉴스)

대우건설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선정 시공능력 평가에서 업계 6위(8조 4132억원)를 기록했다.

인수가 유력하다고 점쳐지는 중흥건설은 호남의 대표 건설사로 3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렸다.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자산총액이 19조원을 돌파하며 재계 서열 21위로 오르게 된다.

한편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겠다는 소문에 중흥의 아파트 브랜드인 중흥S클래스가 푸르지오가 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실제로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해당 단지 84㎡의 호가는 2일과 3일 사이 일제히 10억원대로 오르기도 했다. 해당 단지는 지난 6월까지 실거래가 8억원에 호가도 최고 9억원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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