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는 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권후보 7인을 대상으로 서면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답변 내용이다(답변 순서는 후보자 기호 순).

Q. 총선, 특히 수도권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전망이 어둡다. 총선 전략을 어떻게 세웠나?

◆원희룡 후보 =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국민이 ‘한나라당이 확실히 변했구나’라고 느끼게 해야 한다.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변해야 한다. 당 대표가 젊은 대표로 바뀌고, 참신한 인물을 영입하고, 민생중심정당으로 변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이명박 정부를 성공한 정부로 만드는 것이다. 정권 담당자가 성공한 정부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성공한 정부로 평가받는 것이다. 현 정권의 성공은 내년 총선과 대선에 있어서 중요하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는 버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카드다.

◆권영세 후보 = 첫째, 상향식 공천 개혁으로 민주적 시스템을 마련하겠다. 지금은 총선 전략보다는 공천 시스템을 개혁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상향식 공천 개혁을 추진할 것이다. 박근혜 대표 시절에는 사람이 아닌 시스템 중심으로 상향식 공천을 했기에 한 번도 공천 시비가 일지 않았다. 반면 2008년에는 특정인이나 특정계파가 공천을 좌지우지하는 현상이 발생했고, 이 때문에 계파 갈등이 더 확대됐다. 둘째, 비례대표 완전 공모제를 하겠다. 당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기 위해서는 완전 공모제 방식의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홍준표 후보 = 내년은 총선과 대선이 동시에 있는 해다. 총선과 정권재창출의 전략은 우선 당을 혁명적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전대 이후 당을 총선대비 비상체제로 재편하겠다. 정권재창출도 총선 승리 전략과 맞물리는데, 통상 총선에서는 정권심판론이 강해 여당에 불리하다. 그래서 내년 총선의 성격을 미래가치에 대한 선택으로 바꾸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이를 위해선 한나라당의 혁명적 개편이 필요하고, 정책적인 지향점이 과거와는 좀 달라야 한다. 또 대통령과 매일 연락하고 만나서라도 당청 간 또는 당정 간 충돌을 없애겠다.

◆남경필 후보 = 정치권과 당파의 이익을 우선할 때가 아니라 국민의 힘든 손을 먼저 잡아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정치는 모두가 잠든 새벽에 조용히 쓰레기를 치우는 환경미화원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되어야 총선과 대선 때 국민에게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진 후보 = 4. 27 재보선에서 분당 패배는 수도권 전체의 심각한 경고다. 수도권은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이며, 수도권 승리 없는 총선·대선 승리는 요원하다. 수도권 승리를 위해서는 한나라당의 쇄신과 변화를 이끌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실사구시의 진정성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현장에서 발로 뛰며 소통해야 한다. 본인은 정치일번지 종로의 3선 의원으로 수도권 대표주자다. 탄핵 역풍을 뚫었고, 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당당히 물리쳤던 경험이 큰 자산이다.

◆유승민 후보 = 2004년 탄핵 때보다 민심이 더 나쁘다. 당시에는 야당이었고, 진심어린 사과와 여당에 대한 건설적 투쟁으로 국민에게 진심이 전달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나라당이 국민의 민생고를 책임져야 할 여당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당의 정책과 노선으로 정립하고 새 인물을 영입해 국민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확실하게 당을 개혁하고 변화된 모습을 국민께 보여야 내년 총선을 기대할 수 있다.

◆나경원 후보 = 한나라당이 겪고 있는 위기의 원인 중에는 무분별한 ‘좌클릭’과 어설픈 ‘야당 흉내내기’도 있다. 그러다 보니, 지켜야 할 가치를 잊은 채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이행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여당이 총선에서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고전할 것이란 분석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단순히 ‘보여주기’만을 위하는 일시적인 변화가 아닌, 당이 직면한 총체적인 위기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해 체질개선을 가져올 실질적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당 대표가 되면 당원과 국민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세심하고 과감한 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다.

Q. ‘대학 등록금’과 ‘추가감세’에 대한 견해는?

◆원희룡 후보 = 먼저 대학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이는 대학과 학생 수를 줄이고, 대학 졸업장에 따른 임금 격차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도 부족한 재원에 대해서는 대학이 자구노력을 해야 하고, 마지막으로 부족한 재원에 대해서 국민의 혈세를 투입해야 한다.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에 대한 추가감세 철회는 수긍한다. 법인세의 경우 기업의 세액공제 지원이 너무 많은 것이 문제다. 따라서 종합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법인세 추가감세는 국제경쟁의 기업 환경 속에서 국제사회에 이미 약속한 것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

◆권영세 후보 = 대학 등록금을 사학의 자산이나 직원 복지 확충에 쓰는 관행을 없애고, 학생에 대한 사학법인의 부담을 늘릴 필요가 있다. 또한 적정 재정 투입으로 명목등록금을 낮춰야 한다. 하지만 단시간에는 어려우므로 서민층과 중산층에 단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제도 마련을 병행해야 한다. 추가감세의 경우 고소득자와 대기업 감세에는 원래 반대했다. 특히 법인세의 경우, 정부의 인위적인 고환율 정책으로 대기업이 혜택을 봤지만, 서민들은 오히려 어려워졌다. ‘트리클 다운’ 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서민 자산이 대기업과 고소득자로 이전됐다.

◆홍준표 후보 = 반값 등록금을 하자는 것은 정치적 슬로건이고, 일률적으로 반값으로 한다는 건 맞지 않다. 대신 현재 터무니없이 높은 등록금을 대폭 인하하는 방안과 장학금 지원, 대학 구조조정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 사립대학의 구조조정과 통폐합 작업이 동시에 되도록 추진하겠다. 감세정책의 문제는 소득세 감세를 철회하는 방향이 맞다고 본다. 그러나 법인세 감세철회 문제는 정부와 좀 더 협의한 후에 정리를 하겠다. 의원 대부분은 법인세도 감세하자는 주장이 우세하다. 의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정부와 재협의하는 방향으로 하겠다.

◆남경필 후보 = 교육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렸다는 전제에 동의한다면 진지하게 해결책을 찾아 나가야 할 것이다. 저는 ‘국민교육책임제’라는 비전을 교육 대안으로 내놓았다. 소득세와 법인세의 추가감세 효과는 없는 것으로 국책 연구기관에서 분석하고 있다. 지금껏 대기업에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을 펴왔고, 가진 분들은 크게 어려움이 없이 더 가질 수 있는 구조다. 이제 많이 가진 분들이 좀 나눌 줄도 알아야 한다. 앞서 언급한 등록금 문제도 당장 감세기조 철회를 통해 확보하는 재원을 활용하면 많은 부분이 해결될 것이다.

◆박진 후보 = 등록금 완화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재정확보와 부실대학 구조조정이 우선이다. 무리한 재원 투입은 학생들이 사회로 나갔을 때 세금이라는 짐으로 돌아올 것이다. 저소득층을 위한 장학금과 무이자 대출 확대, 부실 대학 구조조정, 고등교육 시스템 개선 등 종합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감세철회 문제는 법인세 감세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가 진정한 서민대책이라는 원칙에 따라 소득세 감세 철회 등을 검토할 것이다. 법인세 감세 기조 유지는 필요하다. 법인세 감세는 시장과의 약속이며, 정책 일관성은 대단히 중요하다.

◆유승민 후보 = 감사원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부실대학 퇴출, 법정전입금 준수, 대학재정 공개 등을 통해 거품을 빼야 한다. 동시에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국가장학제도를 확대, 학자금 대출이자 인하, 취업지원 등을 추진해야 한다. 추가감세는 철회해야 한다. 미국은 클린턴 시절 페이고(pay-go) 원칙으로 국가재정이 튼튼했으나 부시의 감세정책(tax cut)과 ‘테러와의 전쟁’에 따른 지출로 재정상황이 악화됐다. 추가감세를 철회하고 복지사각지대 해소, 국가장학금 확대, 비정규직 차별해소, 보육지원 확대 등을 위한 복지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나경원 후보 = 일단 지금 당장 무조건적인 반값 등록금의 실현은 어렵다고 본다. 대학의 구조조정과 병행하는 것을 전제로, 세원제도의 도입 등을 통해 등록금 부담을 완화시켜주고, 소득계층에 따라 그 계층 수준에 맞추어 정책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소득세의 추가감세 철회에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법인세의 경우, 기업에 대한 감세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대규모의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하는 정책의 방향은 유지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성급한 개입은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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