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인도 가우하티에서 코로나19 사망자의 약혼녀가 화장 도중 오열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인도 가우하티에서 코로나19 사망자의 약혼녀가 화장 도중 오열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신규 확진자 수, 2달반 만에 44배 증가

신규 사망자도 4일 연속 3000명대 기록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이 일고 있는 인도에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4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인도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전날부터 약 24시간 동안 각 주의 집계치 합산)는 40만 1993명으로 집계됐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특정 국가의 신규 확진자 수가 40만명을 돌파한 것은 전 세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올 초 주춤했던 인도의 신규 확진자 수는 3월부터 폭증세를 거듭했다. 지난달 22일에는 미국의 종전 신규 확진자 수 ‘세계 최고 기록 30만 7516명(인도 외 통계는 월드오미터 기준)’을 넘었다.

올해 2월 16일 인도의 신규 확진자 수가 9121명까지 떨어졌던 점을 고려하면 이후 두 달 반 동안 44배가 넘을 정도로 엄청나게 불어난 셈이다. 쓰나미가 순식간에 해변을 덮치듯 코로나 확진자 수가 단기간에 대폭증했다.

누적 확진자 수는 1916만 4969명으로 불어났다. 미국(3310만 3974명)에 이어 세계 2위다. 검사 수 대비 신규 확진 비율은 20%를 웃돈다. 최근 인도 전역에서는 하루 170만~190만건의 검사가 진행됐다.

사망자도 연일 3000명 이상씩 쏟아지고 있다. 이날도 신규 사망자 수는 3523명을 기록했다. 최근 4일 연속 3000명을 넘는 등 연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 수를 기록 중이다. 누적 사망자 수는 21만 1853명이다.

[아마다바드=AP/뉴시스]27일(현지시간) 인도 아마다바드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의 한 가족이 코로나19 전용 국립 병원 밖에서 울부짖고 있다. 인도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은 세계 어느 곳보다 빠르게 급증하고 있다.
인도 아마다바드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의 한 가족이 코로나19 전용 국립 병원 밖에서 울부짖고 있다. 인도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은 세계 어느 곳보다 빠르게 급증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전문가들은 병원과 화장장 관계자 등을 인용해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사망자 수가 몇 배 더 많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시별로 살펴보면 최근 핫스폿(집중 감염 지역)으로 떠오른 남부 정보기술(IT) 중심도시 벵갈루루의 신규 확진자 수가 2만 6756명을 기록, 종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수도 뉴델리에서는 2만 7047명이 새롭게 감염됐고 주 별로는 인구 1억 2000만명의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서 가장 많은 6만 2919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환자가 급증하면서 인도 곳곳의 병원에서는 병상과 의료용 산소 부족 상황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또한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화장장에 심각한 부하가 걸렸고 묘지 공간도 부족한 상황이다.

작년과 달리 최근에는 백신 접종까지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도의 확진자 폭증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처럼 인도에서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요인으로는 인도 당국이 섣부른 판단으로 대규모 행사를 허가했다는 점이 꼽힌다. 또한 의료 인력과 인프라 부족에 따라 코로나19 대응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백신 생산국으로 ‘글로벌 백신 공장’으로도 불리는데 이러한 인도에서 코로나19 상황이 더 악화하면 전세계 백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해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자국 우선주의’를 추구하며 인도의 상황을 외면하면 전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통제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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