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미얀마 양곤에서 반 쿠데타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미얀마 시위대는 상점 문을 닫고 집 안에 머물며 '침묵시위'를 벌인 지 하루 만인 25일부터 다시 거리로 나왔다. (출처: AP/뉴시스)
26일 미얀마 양곤에서 반 쿠데타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미얀마 시위대는 상점 문을 닫고 집 안에 머물며 '침묵시위'를 벌인 지 하루 만인 25일부터 다시 거리로 나왔다. (출처: AP/뉴시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미얀마 ‘국군의 날’인 27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던 시위대 91명이 군인·경찰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중에서는 10살 미만 어린이도 다수 포함돼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현지 매체와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도 양곤, 만달레이 등 크고 작은 도시에서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석방을 요구하는 반군부 시위가 이어졌다. 참가자는 총 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23일 집안에서 7살 소녀가 군경 총격에 목숨을 잃은데 이어 이날도 7살, 10살, 13살 어린이 3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현지 SNS에서는 머리에 총을 맞은 5살 아이도 결국 숨졌고, 한 살배기도 총탄에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거리를 지나가는행인과 차, 오토바이 등를 향해 군경이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는 장면도 개제됐다.

미얀마 21세 이하 축구 대표팀 소속 3명도 양곤 시위 도중 사망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미얀마 현지와 소통하는 경남이주민센터 이철승 대표는 “군경은 거리에 지나는 시민들을 무차별 총탄으로 죽인 후 시신을 숲속에 버리거나 길가에 방치하고 있다고 한다”며 “현지에서 보내온 사진과 영상을 보면 차마 눈 뜨고 보지 못할 정도로 처참한 장면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사망자 가운데는 1살과 5살 어린이도 있고, 사망한 아이를 안고 울부짖는 아버지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도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군부는 이날 제76회 ‘미얀마군의 날’을 기념하며 군인과 무기들을 대거 동원해 군사 열병식을 개최했다.

미얀마에서는 원래 일본 지배에 맞섰던 독립군 아웅산 장군의 전승일인 3월 27일을 ‘혁명의 날’로 기념해 왔다. 그런데 1962년 네윈 장군의 쿠데타로 군정이 들어선 이후 이날을 ‘국군의 날’로 지정했다.

이와 관련 군부가 축출한 문민정부 의원들로 구성된 미얀마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는 “오늘은 군인들에게 수치스러운 날”이라며 “군 장성들은 무고한 시민 300명 이상을 죽여놓고 군인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얀마 반군부 시위는 두 달째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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