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안철수 날선 경쟁 속 말만 ‘양보’… 단일화 혼선 가중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서울시장 후보인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9일 단일화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날선 ‘양보 경쟁’을 벌였다.

전날까지만 해도 제 주장만 고집하다가 이날 앞다퉈 회견을 열고 서로 더 많은 조건을 양보하겠다고 한 것이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개최한 긴급 회의에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오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며 “불리하고 불합리하더라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오 후보도 오후 회견을 열고 “새로운 협상의 재개를 요청한 정도에 불과할 뿐”이라며 “안 후보가 어떤 안을 받아들이는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안 후보와 비공개로 만나 원칙적 합의에 대해 대화한 내용을 거론하면서 이후 있어진 안 후보의 기자회견에서의 백브리핑을 이해할 수 없었다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날 오후 안 후보는 다시 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조사 방식을 온전히 수용하겠다고 밝히며 “이제 만족하나” “다 수용한다” “마음을 비웠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각 오 후보도 다른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안 후보 측에서 꺼려했던 유선전화 여론조사를 철회하고 안 후보의 입장에 따르겠다고 선언했다. 자신이 전날 내세운 방식을 포기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는 안 후보가 기자회견을 연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양보 경쟁’이 엇갈려 국민의힘은 기존 유선전화를 포함한 조사를 주장했지만 무선전화 100%로 선회한 것, 국민의당은 무선전화 100%를 주장했지만 기존 국민의힘이 주장한 유선전화 조사를 수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러한 양보 경쟁은 이미지 메이킹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 의도치 않은 양보하는 모습이 이면적으로는 협상 결렬에 대한 잘못을 서로에게 돌리려는 모습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후 오 후보는 기자회견 후 곧바로 김 위원장을 만나 자신의 제안을 설득했다. 김 위원장은 “두 사람이 서로 양보했기에 절충하려면 두 사람이 다시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양측은 이날 저녁까지 협상을 하지 못했다. 안 후보 측은 주말 여론조사를 통해 22일 후보를 발표하자는 제안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