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표현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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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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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헌법재판소는 사실을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형사처벌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형법 제307조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합헌 결정을 했다.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의 합헌의견은 사실적시를 할 수 있는 매체가 매우 다양해지면서 명예훼손적 표현의 전파속도와 파급효과가 광범위해지고 있어서 일단 훼손되면 완전한 회복이 어려워 명예훼손적 표현행위를 제한해야 할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봤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헌법에서 표현의 자유의 한계로 타인의 명예와 권리를 선언하고 있고, 사실적시로 인한 명예훼손이 가해자의 사적 제재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으며, 개인의 약점과 허물을 적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이에 반하여 헌법재판소의 위헌의견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최소한이어야 하고, 헌법은 명예훼손의 구제 수단으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명시할 뿐 형사처벌까지 예정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위헌의견은 표현의 자유의 중요한 가치는 국가·공직자에 대한 감시와 비판으로 국가·공직자가 표현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의 주체가 되는 경우에는 국민의 감시 비판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형법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 해도 이를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게 되면 명예훼손죄가 된다고 했다. 명예는 사전적으로 세상에서 훌륭하다고 인정되는 이름이나 자랑, 또는 그런 존엄이나 품위라고 할 수 있다. 명예는 생명·자유·신체·성명·초상 등과 함께 인격권의 내용을 구성한다. 그래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면 인격권을 침해하는 결과가 초래된다.

민법 제751조는 타인의 신체·자유·명예를 침해하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민법 규정에 대한 헌법적 근거는 헌법 제21조 제4항에서 찾을 수 있다. 헌법 제21조 제4항은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언론·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해 타인의 명예를 침해하는 경우 손해배상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헌법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에 대해서는 민사상 손해배상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형법 제307조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공연히 표현을 통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면 그 표현의 내용이 사실이든 허위이든 상관없이 형사 처벌한다는 것으로 사실을 적시해도 형사법적으로 면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헌법상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중요한 기본권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 중요한 기본권이다. 표현의 자유도 절대적 기본권이 아니기 때문에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면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사생활의 비밀에 해당하는 사실이 아니고 사회생활을 통해 형성된 인격에 대한 사실의 적시를 무조건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한다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사실적시의 범위를 보다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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