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석 순천시장이 24일 영상브리핑을 통해 경전선 전철화 사업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1.2.24
허석 순천시장이 24일 영상브리핑을 통해 경전선 전철화 사업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1.2.24

경전선 전철화 사업 입장 발표
도심경관 훼손·분진 등 피해
생태도시 순천 브랜드 타격
벌교역 외곽으로 우회 연결
철도 노선 지중화 제안해

[천지일보 순천=김미정 기자] “경전선 전철화 사업이 현재의 정부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순천시민은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고 도시 발전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허석 순천시장이 24일 영상브리핑을 통해 경전선 전철화 사업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허 시장은 “경전선 전철화 사업이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경제성 논리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며 “많은 예산이 소요되더라도 생태수도 순천의 미래 발전에 부합하는 장기적 관점에서 노선이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전선 고속전철화 사업과 순천-목포 간 남해안 철도가 개통되면 부산·광주 등 새로운 관광수요가 창출돼 순천은 명실상부 남해안권의 중심도시로 거듭날 것”이라며 환영했지만,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정부에서 계획하고 있는 방식 그대로 사업이 추진된다면 철도운행횟수 증가, 고압 전철 구조물 설치 등으로 철도망 영향권에 있는 시민 생활에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되므로 시민의 뜻을 모아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고 전했다.

순천시가 제안한 우회 요구 노선과 지중화 노선. (제공: 순천시)
순천시가 제안한 우회 요구 노선과 지중화 노선. (제공: 순천시)

정부 계획대로 경전선 전철화 사업이 진행되면 순천 시내 평면교차로 10곳에서 하루에 열차가 46차례 지나다니며 30분에 한 대 이상의 고속열차가 도심을 관통하게 된다. 이에 따라 철도 인접 지역 주민들의 소음과 분진피해가 발생하고 교통정체와 교통사고 등의 위험성도 높아지게 된다.

또 7m 높이의 고압 구조물이 설치되면서 도심 경관을 훼손하고 생태도시를 표방하는 순천시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이에 허석 시장은 두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허 시장은 “철도 노선을 도심 외곽으로 변경하는 것과 도심 구간을 지중화하는 것”을 제안한다며 “벌교역에서 순천시 외곽으로 노선을 우회해 서면 전라선에 연결하고, 도심 구간 노선을 지중화하면 여러 불편 사항을 해소할 수 있고 기존 철도 노선은 정원, 도로, 주차장 등 도시 기반시설로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순천역 주변 국가 철도망 계획(안). (제공: 순천시)
순천역 주변 국가 철도망 계획(안). (제공: 순천시)

또 “경전선 시내 구간 지중화나 기존 철도 노선 변경이 수반되지 않은 경전선 전철화 사업은 수용하기 어렵다”며 “순천시의 발전을 위해 시민 여러분의 생활권 개선을 위해 시민의 중지를 모아 정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전선 전철화 사업은 광주역에서 부산 부전역까지 연결하는 경전선 중 1930년 건설 이후 한 번도 개량되지 않았던 광주-순천 구간을 전철화하는 사업으로 기존 5시간 이상 걸렸던 광주-부산 간 이동시간이 2시간대로 단축된다.

시에 따르면 정부는 2019년 경전선 전철화 사업 예비타당성 재조사에서 순천시의 의견 청취를 하지 않고 경제성을 이유로 순천시 구간은 기존 노선을 활용하는 것으로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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