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출처: 뉴시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여당이 4차 재난지원금을 맞춤형과 전 국민 지원을 함께 준비하겠다고 제시하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쓴 ‘지지지지(知止止止)’란 표현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에서 “4차 재난지원금을 맞춤형과 전 국민 지원을 함께 준비하겠다”고 발언하자 홍 부총리는 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가적 재난지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전 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선별적 재난지원금은 논의하더라도 전 국민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홍 부총리는 기재부 직원들에게도 “진중함과 무게감이 없는 지적에 너무 연연하지 않았으면 한다. 가벼움 많은 언론의 곡필기사에도 너무 속상해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기재부를 향한 어떠한 부당한 비판도 최일선에서 장관이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말미에는 “최선을 다한 사람은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담백하게 나아간다는 말이 있다. 그렇게 의연하고 담백하게 나아가기를 바란다”면서 “저부터 늘 가슴에 지지지지(知止止止)의 심정을 담고 하루하루 뚜벅뚜벅 걸어왔고 또 걸어갈 것”이라고 했다.

지지지지는 도덕경에 나오는 표현으로 ‘그침을 알아 그칠 곳에서 그친다’는 표현이다. 본인의 거취를 깊이 있게 고민한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곧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코로나19 피해계층에 대한 선별적 재난지원금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여당의 방침을 저지하지 못할 경우 부총리 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미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출처: 홍남기 경제부총리 페이스북) ⓒ천지일보 2021.2.2
(출처: 홍남기 경제부총리 페이스북) ⓒ천지일보 2021.2.2

앞서 홍 부총리는 지난 1·2·3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추가경정예산 편성,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 등을 두고 여당과 충돌했으나 결국에는 물러서면서 ‘홍백기’ ‘홍두사미’란 조롱 섞인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여당의 뜻대로 무조건 따르지 않으려는 의지로도 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도 대주주 양도세 부과 기준을 놓고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반려되기도 했다.

그는 대주주 기준을 기존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예정대로 시행하려 했으나 여당의 반대로 관철하지 못하자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홍 부총리가 이번에는 반대 입장을 표명한 수위가 예사롭지 않으면서 직을 건거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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