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리자이나대학교 비교종교학 오강남 교수(오른쪽)와 그의 제자인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인문학연구원 성해영 교수(왼쪽)가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를 공동집필했다. 오 교수와 성 교수는 12일 서울 용수산 태평로점에서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오강남·성혜영 교수 사제지간 대담집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출간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표층종교는 문자에 매인 종교, 심층종교는 깨달음의 종교.”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학교 비교종교학 교수와 그의 제자인 성해영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인문학연구원 교수가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대담집을 출간한 기념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담집 출간 기자간담회가 12일 낮 12시 서울 용수산 태평로점에서 진행된 가운데 오 교수와 성 교수는 ‘표층종교’와 ‘심층종교’의 관계에 대해 논했다.

두 사람에 따르면 표층종교는 문자에 매이는 낮은 차원의 종교며 심층종교는 그 문자의 속뜻을 깨닫고 깨달음을 경험으로 하는 한 차원 높은 종교다.

오 교수는 표층종교와 심층종교의 관계를 초등학교와 대학원으로 빗대어 “대학원 공부를 한다고 해서 초등학교 공부가 나쁘다고 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제자 성해영 교수는 “어제 심층종교를 체험했어도 오늘 종교나 신(神)을 더 이해하면 오늘이 더 높은 심층종교 차원에 들어온 것”이라며 깨달음의 과정을 설명했다.

오 교수는 “표층종교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마지막 통과지점이라 고집할 때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이것은 종교적 발달장애인이다. 자신이 종교적 발달장애인임을 인정하지 못하고 다 컸다고 생각하는 것이 싸움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부처님이나 예수님과 같이 모든 종교는 깨달음 중심인 심층종교로 시작했지만 세월이 흘러 가르침이 문자화가 돼 표층종교로 고착됐다는 것이 두 사람의 주장이다.

그러면 오늘날 심층종교를 가진 사람은 어떠한 사람일까. 오 교수는 심층종교를 통해 깨달은 사람의 공통적인 특징은 “나와 신은 하나다, 나와 내 이웃은 하나다, 나와 모든 것이 하나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라며 “심층종교가 되면 종교 간 소통이 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우리나라의 동학을 심층종교의 한 예로 들면서 “동학의 인내천(人乃天, 내가 곧 하늘), 시천주(侍天主, 내 안에 신을 모심), 사인여천(事人如天, 이웃을 신을 대하듯 대함) 사상은 우리의 윤리적 기본인 사랑과 자비”라고 소개했다.

또 성 교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으로 조화롭게 공존하는 심층종교성이 있어야 남의 종교를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오 교수는 “심층종교는 모두 하나로 연결돼 있고 상호 연관성이 있음을 깨닫는 것”이라며 “긴 것은 짧은 것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길다고 하는 것이다. 길고 짧은 것으로 싸우지 말고 상호보안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이 심층종교”라고 철학적으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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