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옵티머스 펀드 NH투자증권 피해자들이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앞에서 열린 규탄 집회에서 피해보상 등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07.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옵티머스 펀드 NH투자증권 피해자들이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앞에서 열린 규탄 집회에서 피해보상 등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07.20

옵티머스, 공공기관 채권으로 속여 팔아

환매 중단하며 피해액만 5천억원 달해

청와대와 정·관계 인사 연루 의혹 제기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21대 국회 국정감사가 2주차를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사기성이 짙은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청와대와 정·관계 인사 20여명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논란이 더 거세지고 있다.

옵티머스 사태는 대체투자 운용사인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들로부터 수천억원을 끌어모은 뒤 서류를 위조해 실제로는 대부업체와 부실기업 등에 투자한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5천억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옵티머스 펀드는 총 46개로 투자 원금만 5151억원에 이른다. 이 중 24개(2401억원) 펀드의 환매가 연기 중이다. 나머지 22개 펀드도 환매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라 투자금을 고스란히 날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월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 결과 및 향후 대응방침’ 브리핑에서 5100억원 규모의 옵티머스 펀드 투자금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6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판매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에 400억원 규모의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만기 상황이 어렵다고 통보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됐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의 84%에 달하는 4300억원을, 한국투자증권은 300억원을 각각 판매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2018~2020년 최근 2년간 한국도로공사나 경기도교육청 등 돈 떼일 염려가 거의 없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해 3~4%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 투자금을 모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장외기업 사모사채 등에 투자한 것이다. 예탁결제원은 펀드 사무수탁사를 맡았으며 수탁은행은 하나은행이었다. 금감원은 NH투자증권 등 판매사에 대해 불완전판매 혐의를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예탁결제원과 하나은행은 내부 통제가 적정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아울러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는 펀드 자금 중 수백억원을 개인 명의 증권계좌로 돌린 뒤 주식과 선물옵션 매매 등을 사용했으며 대부분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 관련 ‘로비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김재현 대표가 구속되기 직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을 확보했는데, 이 문건에는 청와대 실장·비서관급 5명, 민주당 인사 7~8명을 포함해 정·관계, 기업인 등 20명이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옵티머스 내부 분쟁에 관여했거나 옵티머스 펀드 수익자로 참여한 걸로 돼 있다고 한다.

한편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옵티머스 사건은 조직적인 범죄이며 권력형 비리게이트”라고 비판했으며 이용우 의원도 “명백한 사기”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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