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기침체에도 미국의 대형 로펌들은 오히려 돈을 더 잘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웰스파고 프라이빗뱅크가 125개 로펌을 설문조사한 결과 상반기 평균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4%, 순이익은 25.6% 각각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봄 사실상 나라 전체가 '셧다운'되면서 법률회사들도 긴축 경영에 나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예상을 벗어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대형 로펌 수십 곳은 경영 위기를 예상하고 무급 휴직과 감봉 조치를 통해 현금 비축에 집중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점을 깨닫고 속속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이나 부동산 금융 등의 업무는 줄어든 반면 기업 구조조정과 주식공모 활성화로 다른 일거리가 늘어난 덕분이라고 WSJ은 분석했다.일례로 뉴욕의 유명 로펌 캐드월레이더는 3월 말 파트너 변호사들에 대한 배당을 전면 중단하고 일반 변호사와 사무직 급여를 10∼25% 줄였다가 8월 들어 모든 임직원 급여를 복구했다.

또 코로나19로 비대면 원격 업무가 정착된 이후 변호사들이 고객을 만나거나 법원에 출석할 필요가 없어지는 바람에 로펌으로서는 비용을 상당히 아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모든 로펌이 잘 나가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 회사가 일반 사무직은 물론 일부 변호사를 일시해고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형사 전문 변호사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법원이 문을 닫으면서 수입이 크게 줄어들었다.

또 하반기에는 법률시장이 더 나빠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씨티 프라이빗뱅크가 200여개 로펌을 조사한 결과 1분기 수요는 2.6% 증가했으나 2분기에는 4.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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